상대 숨통 끊은 정성훈 ‘슬래시 타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03 21: 58

번트 모션에서 스윙으로 재빨리 바꿔 수비가 빈 곳으로 노련하게 밀어쳤다. 결승타는 아니었으나 경기 분위기 상 흐름을 확실하게 이끌어 온 천금같은 타점이었다. 주장 이병규(9번)의 부상 치료로 인해 임시 주장을 맡고 있는 LG 트윈스 주전 3루수 정성훈(33)이 페이크 번트 슬래시 타격으로 흐름을 확실히 끌고 왔다.
정성훈은 3일 잠실 두산전에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의 활약을 올렸다. 특히 정성훈이 기록한 1타점은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인 타점인 만큼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팀은 6-3 승리를 거두며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상황은 3-0으로 앞선 3회초였다. 앞서 이진영과 박용택이 연속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2루로 정성훈 앞에 기회를 줬다. 여기서 정성훈은 먼저 번트 모션을 취했다. 충분히 희생번트 작전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두산 내야 수비는 극단적인 전진 시프트를 취했다.

여기서 번트 전략 대신 스윙으로 급작스럽게 전환할 경우 공을 당겨칠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 번트 자세를 취했다가 갑작스레 방망이를 바꿔잡는 찰나에 공이 이미 홈플레이트를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크 번트 슬래시에서 나올 수 있는 타격은 타자가 밀어치는 경우가 대부분. 정성훈이 우타자인 만큼 외야 우측을 향해 얼마나 잘 밀어치느냐가 관건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정성훈은 상대 선발 김선우의 2구 째를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밀어쳤다. 이는 수비 범위가 넓지 않은 1루수 최준석 옆으로 빠르게 흘러갔고 2루에 있던 이진영이 홈을 밟기 충분한 거리의 2루타가 되었다.
전날(2일)까지 LG는 신생팀 NC에 당한 원정 싹쓸이 3연패로 상황이 안 좋았다. 김기태 감독도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주장 이병규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 이탈한 상황에서 “그래도 정성훈이 임시 주장으로 자기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라며 다독였다. 임시 주장 정성훈은 구단이 원하는 팀 배팅 2루타로 상대의 숨통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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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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