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신무기’ 마이클스, 네덜란드리그 PO서 맹활약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5.04 07: 20

프로농구 챔프전 준우승에 머문 서울 SK의 신무기는 데이빗 마이클스(23, 레이우아르던)였다.
SK는 2일 귀화혼혈선수제도를 통해 문태종 대신 마이클스를 지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귀화혼혈선수를 지명하지 않았던 SK는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마이클스는 향후 3년간 SK에서 활약하게 됐다.
마이클스가 한국무대서 활약하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일단 오는 여름 KBL 일반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해야 한다. 그는 귀화혼혈선수 제도를 통해 입단했기에 곧바로 한국국적을 취득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한국에서 FA신분을 얻고 계속 활동하기 위해선 3년 안에 귀화해야 한다.

3년마다 팀을 옮길 필요는 없다. 귀화혼혈선수 제도는 마이클스까지만 적용되고 폐지된다. 따라서 마이클스는 SK에서 3시즌을 채우면 지금의 문태종처럼 완전한 FA신분을 얻어 10개 구단 중 어디라도 갈 수 있다. 마이클스는 23세에 불과하다. 혼혈선수는 귀화해도 군대에 가지 않는다. KBL에 제대로 적응만 한다면 오랫동안 ‘코리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마이클스의 기량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는 2012년 미국 NCAA 디비전3 소속 위트먼대학을 졸업했다. 한국에 오는 외국선수들도 보통 디비전1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미국에서도 디비전3 출신으로 프로선수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마이클스는 4학년 때 평균 21.9점, 6.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전미 최고의 대학생 선수들이 모이는 포츠머스 인비테이셔널(PIT)에 초대됐다. 여기서 7.3점, 3.3리바운드를 올리며 외국선수를 물색하러 갔던 KBL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처음 알렸다. 
SK 문경은 감독은 “그 때 미국에서 보긴 봤다. 포츠머스같은 쇼케이스에서 공 잡는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기량을) 보기 힘들다. 나중에 갔다 와서 그 선수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번 비디오를 봤다. 당시엔 두각을 드러내진 않았다”고 회고했다.
문 감독은 마이클스의 기량에 대해선 “장점은 젊고 우리 팀 칼라와 맞는다. 아직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단점은 우리나라에서 초짜다. 또 슈터치고 중심이 위에 있다. 거칠고 근성 있게 했으면 좋겠는데 정석대로 하려고 한다. 한국리그에 맞게 만들어보고 싶다”고 평가했다.
현재 마이클스는 네덜란드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다. 유럽이지만 가장 수준이 낮은 축에 속한다. 팀마다 미국국적 외국선수가 3~4명 있고 2미터가 넘는 장신선수가 별로 없다. 그는 올 시즌 소속팀 레이우아르던의 주전 포워드로 뛰며 38경기서 평균 10.5점, 4.5리바운드, 3점슛 35.5%를 기록했다.
레이우아르던은 정규시즌 20승 16패로 4위를 차지했다. 네덜란드리그는 10팀 중 8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다. 레이우아르던은 1라운드에서 즈볼레를 3승 무패로 꺾고 2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마이클스는 1일 치른 4강 1차전에서 15점, 5리바운드, 4스틸, 3점슛 2개를 기록하며 팀의 82-67 대승을 이끌었다. 201cm의 좋은 신장과 운동능력은 KBL무대에서도 위협적인 무기가 될 전망.
하지만 마이클스가 KBL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과거 귀화혼혈선수 중 박태양(전 KT)과 원하준(전 KT&G)은 훈련강도가 세고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한국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하차했다. 개인기보다 조직력을 강조하는 한국의 농구스타일도 미국과 전혀 다르다.
문경은 감독은 “마이클스가 현재 네덜란드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본인도 미국 집에 가서 쉬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훈련을 시작했다. 마이클스는 6월에 합류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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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스 / S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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