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보기엔 다소 처량할 수 있다. 하지만 나홀로 여행도 외로움을 즐긴다면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훔치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남자들처럼 말이다.
‘나 혼자 산다’는 지난 3일 방송에서 김태원·이성재·김광규·데프콘·서인국이 홀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태원은 낚시터, 이성재는 애견펜션, 김광규는 와인열차, 데프콘은 제주도, 서인국은 캠핑을 선택했다.
다섯 남자들의 여행은 예상대로 처량했다. 김태원은 잡히지 않는 물고기를 원망하며 황망하게 낚시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성재는 반려견 에페와 놀아주다가 지친 것은 물론이고 여행지에서도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새로운 정분을 기대하며 와인열차에 오른 김광규는 외로움에 사무쳐 수면을 취했다. 식도락 여행을 떠난 데프콘은 1일 9식을 하더니만 배탈로 고생을 했다. 서인국 역시 혼자 캠핑 온 여자와의 만남을 기대했지만 허황된 꿈에 불과했다.
여행을 즐기는 방식은 각기 달랐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혼자 떠난 여행이 외로웠다는 것. 추억을 함께 공유할 사람도 없었고 사진 촬영은 애를 먹었으며, 가끔은 졸리기까지 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남자들이 혼자 행복하게 산다고 자부하는 이들이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만큼은 익숙하지 않았다.
짠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남는 것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섯 남자들의 여행에는 행복함이 가득했다. 빈손으로 낚시를 마친 김태원은 특유의 철학을 설파하며 나홀로 여행에서도 꿋꿋했다. 반려견 에페와 놀아주다 지친 이성재는 피로를 호소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데프콘은 비록 배탈은 났지만 먹는데 집착했던 여행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서인국은 닭가슴살을 구워먹으며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했다.
다섯 남자들의 나홀로 여행은 매끄럽고 매 순간 까르르 웃는 여행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여행의 매 순간이 즐거울 수 없는 노릇이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스타들이 보여준 그림대로 외롭고 처량할 수도, 그리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혼자 행복하게 사는 모습만 봐도 매력적인 다섯 남자들의 나홀로 여행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 결코 청승 맞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촬영, 싱글라이프에 대한 솔직한 애환과 삶에 대한 철학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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