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상수(23)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훈련에 힘을 쏟아보지만 좀처럼 부진탈출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방망이가 너무 안 맞을때는 잠시 쉬어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김상수는 팀 사정 때문에 줄곧 주전으로 자리를 지켰다. 손주인이 LG로 트레이드 되면서 백업으로 나올 유격수도 마땅치 않아졌고, 김상수는 계속 출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타격 성적도 많이 떨어졌다. 김상수는 3일 경기 전까지 타율 1할8푼6리(70타수 13안타)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개막 후에는 6경기 18타수 무안타에 시달리다가 7경기 째에 뒤늦게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던 김상수다.

시즌 초 타격부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상수지만 팀 동료들의 격려로 하루하루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김상수에게 '수비에만 집중하고 방망이는 천천히 생각하라'며 부담을 덜어주려 하고, 일부 선수는 "난 40타수 무안타도 해 봤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결국 김상수는 팀원들의 믿음 속에 마수걸이 대포를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상수는 3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유격수 9번 타자로 출장,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하며 롯데전 대승을 이끌었다.
김상수는 5-0으로 앞선 1회 2사 2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 선 고원준은 삼성 타자들에게 공략당해 흔들리고 있던 상황, 김상수에게 밋밋한 137km 높은 직구를 던졌다. 이를 놓치지 않은 김상수는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10m짜리 홈런을 터트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3회 김상수는 1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김수완을 상대로 우중간 적시타를 터트려 타격감을 유지했다. 김상수의 맹타 속에 삼성은 롯데를 10-3으로 잡고 3연패를 끊었다.
경기 후 김상수는 "최근 타격감이 안 좋아서 며칠 전부터 특타를 하고 있는데 1년 만에 홈런이 나와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김상수의 이날 전까지 마지막 홈런은 작년 5월 10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이어 김상수는 "수비는 자신감이 계속 붙고 있다. 타격에서도 날씨가 더워지며 점점 좋아질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날 경기 후 김상수는 동갑내기 친구 안치홍을 밀어내고 타격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은 김상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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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