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여성상이 사극과 만나 중성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존 사극의 여성 캐릭터가 주로 선보였던 다소곳함을 벗어버리고 털털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로 조력자 역할에서 그쳤던 사극 속 여성 캐릭터들은 알파걸의 트렌드와 접목돼 남성 캐릭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거나 직접 몸을 움직여 그들을 지켜주는 등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현재 MBC 월화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담여울 역으로 등장하는 수지는 최강치(이승기 분)에게 담군 혹은 담도령으로 불리고 있다. 남장을 한 담여울은 최강치를 도와 탈출을 돕고 그의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등 그를 이끈다.

무형도관의 교관으로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노력파인 담여울은 아녀자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무술이라는 능력과 호탕한 성격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러한 담여울의 캐릭터는 박청조(이유비 분)와 대비되며 시선을 끈다. 얌전한 규수처럼 보이는 청조는 권세에 대한 묘한 야심을 품고 있는 인물로 옥에 갇히는 위기 상황에서도 강단을 보여줬지만, 결국 강치를 기다리며 눈물짓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 담여울과 대비를 이뤘다.
또 KBS 수목 드라마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이하 ‘천명’)의 도적패 두목의 딸 소백(윤진이 분)도 여성스러운 매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더벅머리와 화려한 액션 연기로 관심을 모은다. 소백은 옥사를 지키는 옥졸들을 모두 때려눕힌 후 방긋 웃는 천진난만함과 날쌘 액션으로 최원(이동욱 분)의 동행자가 된다.
‘천명’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소신을 밝히는 당돌한 의녀 홍다인(송지효 분)의 캐릭터가 있지만, 직접 험난한 여정에 함께 하며 최원을 도와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소백의 캐릭터는 ‘천명’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MBC 종영 드라마 ‘마의’에서도 소가영(엄현경 분)의 캐릭터가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엉뚱하면서도 독특한 사차원 매력의 소가영은 툭툭 내뱉는 거침없는 말투의 남성성이 부각된 캐릭터로 백광현(조승우 분)의 조력자 강지녕(이요원 분)의 소극적인 행보에 답답함을 느끼던 시청자에 통쾌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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