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카드를 꺼내들며 기선 제압에 사활을 건 LA 다저스였지만 터지지 않는 타선 앞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단 한 방으로 다저스를 무너뜨렸다.
다저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7이닝 1실점 역투에도 불구하고 타선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며 결국 1-2로 졌다. 1-1로 맞선 9회 상대 4번 타자 포지에게 끝내기 좌월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2연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13승15패를 기록해 승률 5할 고지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
커쇼와 배리 지토(샌프란시스코)의 투수전이 경기 초반을 지배했다. 부친상에서 돌아온 커쇼는 최고 94마일(151.3㎞)의 빠른 직구를 던지며 힘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윽박질렀다. 이에 비해 지토는 최고 구속이 80마일 중반대에 그쳤으나 전매특허인 커브와 커터를 섞어 던지며 다저스 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힘과 기교가 맞부딪힌 대결이었다.

0의 균형은 5회 깨졌다. 시발점은 다저스 타자가 아닌 투수 커쇼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커쇼는 지토와 9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내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다저스는 헤어스톤의 희생번트와 푼토의 좌전 적시타 때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한 방도 만만치 않았다. 5회까지 노히트 노런을 이어가던 커쇼를 상대로 6회 장타 2개를 묶어 동점을 만들었다. 1사 후 스쿠타로가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첫 안타를 우중간 3루타로 장식했고 2사 3루에서는 포지가 다시 비슷한 코스로 공을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후속타자 펜스의 중전안타 때 2루 주자 포지가 다저스 중견수 켐프의 호송구에 홈에서 아웃되며 역전에는 실패했다.

이후에는 불펜 투수들의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 1-1로 맞선 상황에서 팀의 마무리 로모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총력전을 벌였다. 다저스도 필승조 선수들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타선의 결정력은 샌프란시스코가 위였다.
다저스가 기회를 수차례 날려버리는 사이 샌프란시스코는 단 한 번의 기회에서 득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9회 선두 타자로 나선 포지가 다저스 세 번째 투수이자 9회 마운드에 오른 벨리사리오의 싱커를 잡아 당겨 좌월 끝내기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2-1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을 한 번에 깨뜨리는 극적인 홈런포였다. 11안타를 치고도 1득점에 그친 다저스는 에이스 카드를 내고도 경기에서 지며 앞으로의 일정에 큰 부담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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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