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녀' 최강희 vs '욕녀' 공효진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5.04 16: 50

'러블리'를 벗은 여배우들이 극장가 여풍에 시동을 건다. 온통 남자들이 주름잡던 올 초 극장가를 지나 5월 여배우들이 새로운 매력으로 봄날의 활기를 불어넣는 것. 다만 좀 더 세고 화끈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배우로 손꼽히는 이들의 변신이 주목된다.
'미나문방구'(16일 개봉)의 주연배우 최강희는 특유의 귀엽고 소녀같은 이미지에서 '욱녀'로 변신했다. 이미 영화 '애자'에서 한 차례 화끈한 연기를 선보있는 최강희는 과격한 변신에도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는 배우다. 그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분한 미나에 대해 "실제 나와 달리 속에 화가 많고 그것을 표출해야 하는 성격이다. 분노 게이지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미나는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구청 소속 공무원으로 지내던 시절부터 고향으로 내려와 문방구 사장이 된 후 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분노를 폭발한다. 공무수행 중 느닷없이 체납자에게 물벼락 세례를 받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통사고 난 뒤 씩씩거리는 미나의 모습에서는 되는 일 하나없이 꼬야만 가는 그녀의 순탄치 않은 인생을 짐작할 수 있다.

미나는 문방구를 제 집처럼 들락거리는 아이들과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이는가 하면 남자주인공인 초등학교 선생님 강호(봉태규)와도 티격태격한다. 공개된 미나의 상황별 분노 스틸에서 알 수 있듯이 만만치 않은 미나의 변신이 영화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공인된 러블리 '공블리' 공효진은 '욕녀'로 변신한다. 영화 '고령화가족(9일 개봉)에서 공효진은 나이 값 못하는 오빠들에게 '상욕'을 던지는 여동생으로 분해 보는 이에게 놀라움과 재미를 선사한다.
극중 공효진이 분한 미연은 중학생 된 딸이 있음에도 아무 거리낌없이 세 번째 결혼을 준비하는 대책없는 청춘. 거칠 것 없는 성격에 빈대처럼 엄마 집에 붙어사는 첫째 오빠 한모(윤제문)에게 짐승이라고 소리치며 발길질하기 일쑤다. 흥행에 참패한 영화감독인 둘째 오빠 인모(박해일)에게도 아픈 상처를 콕콕 꼬집으며 동생으로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욕설을 내뱉는다. 딸 민경(진지희)에게는 "팔다리가 길쭉하지만 머리가 나쁘다"라고 독설한다.
공효진이 아니면 누가 이 역을 이만큼 자연스럽게 소화할까, 란 생각이 들 정도로 공효진의 가족구성원 연기는 찰지다. 드라마 '파스타', 영화 '러브 픽션' 등에서 보여준 공블리의 모습은 잠깐 접어뒀지만, 여배우 공효진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
최강희와 공효진 둘 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매특허 달달한 멜로 연기보다는 장르 속 캐릭터에 보는 이를 집중시킨다. 이제 극장가에서 여배우들이 흥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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