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상사-뮤지컬’로 힘을 잔뜩 썼던 ‘무한도전’이 잠시 쉬어가는 특집으로 시민들과 호흡하는 빙고 특집을 마련했다. 별다른 구성 없이 맨몸으로 시민들과 부딪히며 웃음을 만들어내는 힘을 뺀 특집이었지만 그래도 웃음꽃은 만발했다. 특히 마지막에 얼굴에 스타킹을 뒤집어쓰고 개구기를 착용해 보여준 '비주얼 충격'은 상상 이상의 폭탄 웃음을 안겼다.
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빙고 특집을 했다. 앞서 ‘무한상사-뮤지컬’로 장기간 촬영을 했던 ‘무한도전’은 방송일이 촉박했지만 준비된 녹화분이 없어 애를 태웠다. 결국 회의실에 모인 ‘무한도전’ 멤버들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빙고 특집을 하기로 했다.
이날 멤버들은 빙고에 기상천외한 벌칙을 더해 게임을 벌였다. 주장 길을 비롯해 박명수, 정준하가 ‘정자룡이 간다’라는 팀을 이뤘다. 주장 하하를 필두로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이 또 다른 팀 ‘희대의 세란’을 구성했다. 이들은 버스를 타고 여의도, 홍대 등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다.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팀에 유리한 숫자를 지우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다. 격렬한 사투 끝에 벌칙에 당첨된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을 더했다. ‘특정 이름의 시민 찾기’, ‘시민과 듀엣 송 부르기’ 등을 통해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했다. 또한 ‘간지럼 참기’, ‘말뚝 박기’, ‘개구기 착용 후 스피드 퀴즈’, ‘엉덩이로 이름 쓰기’ 등 단순무식한 게임을 벌였다.
연예인 못지않은 시민들의 재치는 순간순간 웃음을 만들었다. 여기에 멤버들의 쉴 새 없는 입담은 재미를 더했다. 오랜 만에 버스에 자리를 잡은 멤버들은 이동 중에 서로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말장난을 하면서 재미를 안겼다. 특히 마지막에 이어진 비주얼 굴욕은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멤버들은 하나 같이 스타킹을 뒤집어쓰고 개구기를 착용해 경악스러운 얼굴형태를 자랑했다.
‘무한도전’은 지나 8년간 안방극장에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려고 아등바등 노력을 하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이 쉬지 않고 장기 특집을 펼쳤기에 피로감과 더 큰 재미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다. 이날 멤버들이 이곳저곳 아픈 곳을 말하는 모습이 짠했던 것도 일주일 내내 ‘무한도전’과 함께 하는 멤버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무한상사’ 뮤지컬 특집도 마찬가지였다. ‘무한도전’ 관계자에 따르면 단 1회 방송을 위해 이들은 그 어떤 장기 특집 못지않은 촬영 시간을 소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방송된 빙고 특집은 그동안의 ‘무한도전’과 달리 거창한 기획도 아니었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감동적인 시간도 아니었다. 개구기나 스타킹을 착용해서 얼굴로 웃기고, 물을 내뿜고 간지럼을 참는 등 단순무식 웃음폭탄이 터질 뿐이었다.
그렇다고 쉽게 시간을 때우기 위한 날림 방송도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예능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무한도전’이라고 해도 언제나 빠르게 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것을 시청자들도 알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소소한 장난과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일주일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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