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즌 초반일 뿐이다".
SK 특급 내야수 최정(26)의 홈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최정은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에서 3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8호 홈런. KIA 최희섭이 같은 날 목동 넥센전에서 홈런 2방을 가동하며 최정과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다.
최정은 4월에만 7개 홈런을 가동하며 이성열(넥센)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였다. 5월 두 번째 경기에서 홈런을 폭발시키며 페이스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07년 이후 최정이 어린이날 기준으로 홈런 8개를 기록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전에는 2010년과 2012년의 5개가 최다였다.

올해는 데뷔 후 최고 홈런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정은 "나도 잘 모르겠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건 정확한 포인트에 잘 맞고 있다는 증거다. 홈런이 아니더라도 타격 포인트가 앞에서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홈런 타자들의 보여주는 특징. 최정도 홈런 타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최정은 홈런을 의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즌 초반일 뿐이다. 목표로 정한 홈런 숫자도 없다. 홈런왕에 대한 생각도 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정은 2010년부터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있고, 특히 지난해에는 26홈런으로 박병호(넥센·31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랭크됐다.
홈런을 많이 치고 있지만 최정은 만족을 모른다. 그는 "정확성은 아직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 삼진도 많다"고 보완해야 할 부분을 이야기했다. 최정의 올 시즌 타율은 3할6리로 리그 17위이자 팀 내 1위이고, 삼진은 25개로 리그에서 5번째 최다이. 홈런 선두에도 불구하고 더욱 완벽한 타격을 추구하고 있다.
최정은 "매경기 후회없는 타석을 가져가고 싶다. 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디오를 통해 분석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을 두고 많은 이들이 타고난 '천재성'을 말하지만, 보이지 않는 준비성과 노력이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다. 최정의 노력이라면 앞으로 그를 더욱 완벽한 홈런왕 후보로 만들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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