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다는 마음이 네 뼘은 자란 듯한 모습이 대견하다. 네 달 전 그 아이들이 아니다.
28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전남 여수시 안도리에서의 여정이 펼쳐졌다.
이날 아이들은 아빠들과 함께 낚시를 해 저녁 식사 재료를 직접 구했다. 생전 처음 해보는 낚시를 통해 처음 만난 숭어와 톳, 아귀 등 해산물들을 익혀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또래 어린이들의 얘기였다. 또 어린 동생(지아)이 걱정돼 좋은 집을 양보하려는 김성주의 아들 민국의 의젓함, 게임에 지고 나서 묘한 패배감에 사로잡힌 성동일 아들 준의 눈물은 아이들의 성장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배우로, 가수로, 축구 선수로 바쁜 삶을 살던 아빠들과 특히나 교류가 없던 아이들이 어느덧 아빠 손을 잡고 여행을 다닌지 네 달이 됐다. 지난 1월 6일 첫 선을 보인 '아빠 어디가'는 여행이 계속되고 회가 더해갈 수록 아이들은 물론 아빠들의 성장기까지 담아내며 꾸준히 호평 받는 중이다.
네 달 전 첫 회를 돌이켜보면 그 때 그 아이들, 그 아빠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아이들과 아빠들은 서로 한층 친밀해졌을 뿐 아니라 보통의 부모 자식 관계처럼 일상적이고도 뜨거운 소통을 나누고 있다. 연예인으로 살며 스케줄에 치어 미처 돌보지 못했던 내 아이의 구석구석을 보듬는 아빠들의 손길, 처음엔 낯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아이가 이젠 아빠의 손을 덥석 잡고 토로하는 동심의 속내가 대견할 정도다. 이처럼 훈훈하고 사랑스러운 소통과 성장이 또 어디 있을까.
이날 민국은 맏형답게 어린 홍일점 지아의 숙소를 걱정했고 준은 낮에 눈 깜빡 거리기 게임을 하다가 다른 아이들에게 패했던 기억을 되짚으며 서러운(?) 눈물도 흘렸다. 바다 여행도, 낚시도 처음인 아이들이 자신의 몸통 만한 숭어를 낚아 올리고 도시의 아이들은 쉽게 만나기 힘든 다양한 해산물들을 직접 맛보고 이름을 익혔다. 머리도 마음도 몸도 한꺼번에 자라는 즐거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아빠 어디가'는 어느덧 방송 네 달을 맞으며 또 다른 의미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다. 단순히 귀여운 아이들의 재롱을 보는 재미를 넘어 우리 아이들에게 더 가르쳐야 할 것, 우리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을 일깨우고 무엇보다도 부모와 자식 간의 가장 중요한 '소통'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다.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키가 자라고 손도 커져가지만 그보다 더 값진 마음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또래들과의 여행, 아빠들과의 1박2일은 그래서 너무나 소중한 자양분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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