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간 군대는 여전했다. 고된 훈련이 이어지고 난데없는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다. 군대리아와 뽀글이의 맛도 변치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달라졌다. 웬만한 남자들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군대의 기억, 그 기억의 조각을 두 개나 갖게 된 김수로 서경석 류수영 등 '사나이'들이 더 자랐다.
5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에서는 김수로 서경석 류수영 샘해밍턴 손진영 미르 등 멤버들의 백마부대 입소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4월 14일, 여섯 명의 멤버들이 훈련소에 입소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던 '진짜사나이'는 어느덧 백마 부대에서의 일주일 생활을 마치고 전출됐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취침 점호, 야간 경계 근무, 개인 정비, 강안 경계 작전 등을 거치며 리얼한 군대 생활을 맛봤다. 중간 중간 틈이 나면 생활관 식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고 PX 간식을 나눠 먹고 TV에 나온 걸그룹을 보며 깨알 같은 추억도 쌓았다. 심신의 피로는 더해갔지만 조금씩 부대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멤버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흐뭇하게 했다.

이날 경계 근무를 서던 서경석은 자신의 사수에게 부모의 불화를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유명한 MC로 우뚝 선 그가 한 번도 방송에서 공개한 적 없던 뜻밖의 사연을 꺼내자 '진짜 사나이'의 리얼리티와 감동은 더해졌다. 그런가 하면 검정고시를 앞둔 사수의 공부를 도와주는 등 우직하고 속 깊은 면모를 보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또 김수로는 누구보다 남자다운 모습으로 강안 경계 작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칭찬 카드 4장을 획득했다. 샘과 서경석, 손진영 등 멤버들은 작전을 마치고 복귀한 생활관에서 중대원들의 정성 가득한 롤링 페이퍼를 받고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고된 훈련 뒤 맛보는 따뜻한 마음과 따끈한 컵라면 국물이 모두의 마음을 녹였다.
그렇게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전출 당일 아침엔 뜻밖의 면회 시간이 찾아왔다. 서경석의 사수인 김철환 일병의 부친이 맛있는 회를 잔뜩 들고 부대를 찾아와 멤버들의 가슴을 울렸다. 어렸을 적 부모님의 이혼 기억으로 아픔을 간직한 김 일병의 사연을 알고 있던 멤버들은 감격스러운 면회의 순간을 함께 하며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이어 전출신고가 끝나고 최우수 모범병사에는 김수로가, 우수 병사에는 서경석이 꼽혀 자랑스러운 퇴장을 했다. 부대원들과 격한 포옹을 나누고 아쉬운 눈물을 쏟으며 발걸음을 뗀 그들에게는 또 다른 부대에서의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일주일의 부대 생활을 마친 멤버들은 조금 더 진짜 사나이에 근접해 있다. 이미 군대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 군필자들은 물론 미르와 샘 해밍턴 등 미필자 멤버들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경험을 하면서도 저마다 다른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힘들었던 군대, 또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어렵기만 했던 부대 생활이 지나고 나자 여섯 명의 남자들은 예전보다 더욱 건강하고 늠름한 사나이의 자태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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