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원킬'로 수원을 구한 '인민루니' 정대세(29)가 반성에 나섰다.
정대세는 5일 어린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서 후반 35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보스나의 강력한 프리킥이 인천 수비를 뚫고 연결되자 정대세는 침착한 볼 트래핑에 이어 골을 성공시키며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동안 정대세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6경기에 출전해 4골 2도움을 기록했지만 수준급 팀들과 경기서는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하위권인 대구전서 마수걸이 골을 터트린 뒤 대전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해 의문이 남기도 했다.

올 시즌 정대세를 야심차게 영입한 수원은 최전방에서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부담이 컸다. 팀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공격수 본연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정대세는 한 골도 터트리지 못했다. 홈에서 만났던 가시와전서는 페널티킥 2개를 실축하는 등 스스로 무너지기도 했다.
J리그와 분데스리가를 거친 북한 대표팀 공격수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정대세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날 경기서도 정대세는 후반 35분까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4-2-3-1의 원톱 공격수로 나선 정대세는 인천 수비에 막혀 제 포지션서 활약하지 못했다. 오히려 측면으로 돌아 나오거나 중앙까지 내려와서 볼배급을 하기도 했다. 상대 수비와 경쟁을 펼쳐야 했지만 효과는 크게 없었다.
비도 오지 않은 그라운드서 정대세는 끊임없이 넘어졌다. 상대 수비와 경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축구화가 발에 잘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정대세는 좀처럼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대세는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던 그는 단 한번의 슈팅으로 팀을 구해냈다. 서정원 감독도 정대세의 득점에 대해 "운이 따랐다"며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하지만 마무리는 완벽했다.
공격수가 갖춰야 할 덕목을 충분히 해냈다. 정대세의 득점으로 인천 수비는 흔들리고 말았다. 수원은 추가 득점 기회까지 만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마친 뒤 정대세 본인도 강팀에 약하다는 평가를 인정했다. 대구, 대전전에서 골을 넣었던 것을 알고 있던 정대세는 "오늘 정말 운이 좋았다"고 강조한 뒤 "힘든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오늘 운이 좋았던 만큼 결과에 만족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골을 터트리고 '시건방춤'을 추고 경기 후 축구화를 팬에게 던져줄 만큼 쇼맨십이 강한 정대세는 반성도 충실했다. 기대를 한껏 받고 있는 정대세에 대해 왜 기대가 이어지는지 분명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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