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데얀보다 이동국!"이라고 한 사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5.06 06: 59

"데얀(32, FC 서울)보다 이동국(34, 전북 현대)!".
데얀과 이동국은 득점왕 경쟁자다. 최근 몇 시즌 동안 데얀과 이동국은 득점 랭킹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득점왕 경쟁을 벌였다. 데얀이 골을 넣으면, 이동국도 골을 넣는 등 치열하지만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선의의 경쟁자였다. 두 선수의 득점 능력과 문전에서의 움직임은 그들을 상대하는 수비수들에게 매우 까다롭다.
두 선수 중 한 명의 우세를 말하기에는 동료 선수들의 차이가 있어 애매하다. 하지만 '데얀과 이동국 중 한 선수를 선택하라면?'이라는 짓궂은 질문에 최용수 서울 감독은 단 번에 이동국을 택했다. 자신이 지도하는 데얀이 아닌 적으로 만나는 이동국을 선택한 것. 그런데 이유가 황당했다.

지난 5일 전북과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원정경기에 앞서 만난 최 감독은 "이동국을 택하겠다. 데얀이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있지만, 앞으로 20~30년을 함께 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답하며, "앞으로 동국이에게도 신세를 질 날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동국을 선택하겠다"고 짖궂은 질문을 슬기롭게 피했다.
스트라이커로서 이동국을 높게 평가하는 건 틀림 없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은 해가 지날수록 기량이 더 오르는 것 같다. 자기가 힘을 쓸 때와 쓰지 않을 때를 잘 알고 조절하고, 공간으로 침투할 타이밍도 잘 안다"면서 "좋은 짝을 붙여주기만 하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최 감독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래도 오늘은 데얀이 우선이다"며 자신이 지도하는 제자에 대한 애정을 슬며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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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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