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넥센 히어로즈가 야구판에서 승승장구를 이어가면서 올해부터 넥센을 맡아 지휘한 염경엽 감독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넥센은 5일 기준 17승9패로 선두 KIA(17승1무8패)를 반 경기차로 바짝 쫓고 있다. 2일부터 4일까지는 1위에 오르기도 했다. 4월부터 큰 기복 없이 호성적을 거두며 올 시즌 4강권을 위협할 다크호스에서 진정한 강팀으로 조금씩 인정받고 있다.
염경엽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처음 염 감독이 감독에 올랐을 때 대부분의 시선은 우려와 의심이었다. 잠시 현대의 주전 유격수를 맡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대주자, 대수비의 역할을 맡았던 통산 타율 1할9푼5리의 무명 선수 출신 감독이 과연 한 팀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스카우트, 운영팀장, 코치를 두루 지내며 현장감을 익힌 그는 팀을 맡은지 약 5개월 만에 많은 일을 해냈다. 단기간에 팀을 싹 바꾸기는 어렵지만 선수들의 정신력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바꿔가며 자신만의 팀컬러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 야구'다.
염 감독은 누구보다 연구를 많이 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매일 경기가 끝나면 밤 11시~12시까지 그날 경기를 복기하고 퇴근한다. 감독실 책상, 테이블은 항상 상대팀, 다음에 상대할 팀에 대한 데이터로 가득하다. 선수 시절부터 노하우를 축적해온 노트는 벌써 6권을 채웠다.
자신의 야구 철학을 세운 그는 이제 넥센에 그것을 적용하고 있다. "내가 주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잘 안다"고 말하는 염 감독은 주전들 뿐 아니라 비주전까지 선수단 모두에게 각자의 역할을 맡겼다. 2군에 있는 선수들도 후반 대수비, 예비 선발 등 잠재적인 역할을 주며 선수들에게 책임감과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생각하는 야구를 강조하고 있다. 생각없이 휘두르는 100번의 스윙보다는 자신이 어떤 폼을 가지고 있고 어떤 공에 강한지를 느껴가면서 하는 10번의 스윙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염 감독의 생각이다. 다른 때는 편하게 해도 좋으니 경기하는 3시간 만큼은 모든 것을 집중하라는 것 역시 그의 연구 끝에 나온 당부다.
젊은 감독다운 '액션'도 염 감독의 특징이다. 선수를 지냈고 야구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온 염 감독은 선수들의 생각을 잘 짚어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가 가끔씩 위기 때마다 투수, 포수, 내야수들을 마운드 위로 모아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것은 그 특유의 제스처다. 가끔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휴식을 주고 선수들과 1대1 만남을 자주 갖기도 한다.
염 감독은 현재 단기적으로 팀의 백업을 튼튼히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팀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자원을 육성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팀의 얼개를 짜고 있다. 넥센 선수들이 성장하는 만큼 그가 그동안 팀안팎에서 경험하고 공부해온 것을 바탕으로 넥센을 계속해서 훌륭한 팀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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