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 되니까. 잘 해야지”.(웃음)
타율4할7푼1리에 출루율 6할9리. 부상 복귀 후 첫 일주일 간 상위 타선으로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해냈고 상대 투수의 진을 쏙 빼놓기까지 했다. ‘타신’ 임재철(37, 두산 베어스)의 복귀 첫 1주일 활약상은 분명 값졌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도중 입은 늑골 골절상으로 인해 귀국 후 치료에 힘썼던 임재철은 지난 4월 30일 이종욱(33)을 대신해 1군 엔트리에 등록되었다. 이종욱이 햄스트링 통증으로 인해 휴식이 필요했던 만큼 부상에서 회복된 임재철에게 기회가 왔다.

1군으로 돌아온 첫 1주일 간 임재철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1주일 6경기 동안 임재철은 모두 출루에 성공하며 23타석 17타수 8안타(4할7푼1리) 2타점 1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9번 타자로서 상위 타선으로의 연결고리 노릇을 제대로 해냈다. 상대 투수의 진을 쏙 빼며 사사구 6개를 획득, 출루율 6할9리를 기록한 것은 최고의 수훈이다.
지난 1주일 간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등 근육통으로 인해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고 선발 노경은, 김선우, 김상현이 안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는 바람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선두를 달리던 KIA-잠실 라이벌 LG를 만나 대진운도 좋은 편은 아니었고 주포 김현수와 4월 타격감이 좋았던 민병헌, 주전 포수 양의지 등도 부상으로 신음했다. 그러나 이 시기를 3승3패로 보낼 수 있던 데는 오현택-유희관-이정호와 포수 박세혁 등 신예들은 물론이고 임재철의 활약도 컸다.
무엇보다 임재철은 현재 두산 내 젊은 야수들에게 아쉬웠던 부분을 제대로 보여줬다. 바로 투수와의 끈질긴 대결을 통한 출루 능력을 발휘하며 득점 루트를 개척했다는 점. 지난 5월 1일 잠실 KIA전서 임재철은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으나 3타석 모두 6구 이상의 대결을 펼치며 상대 선발 서재응을 괴롭히고자 했다.
“살아야 하니까. 살아서 나가야 결국에는 나도 팀 내에서 생존할 수 있으니 잘 해야지”. 우리 나이 서른 여덟의 베테랑이지만 임재철은 아직 팀 내 굴지의 체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경기력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면 입지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만큼 임재철은 가장 자신 있는 출루 능력 발휘를 통해 생존 본능을 떨치고 있다.
아끼는 후배 민병헌의 기량 성장, 이종욱의 1군 복귀 임박으로 임재철은 아직 팀 내 경쟁의 바다에 있다. 그러나 상대 투수가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끈질긴 대결 끝에 출루하는 것 만큼은 팀 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임재철이다. 서른 여덟의 임재철은 아직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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