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포항, 숨은 원동력은 '짠물수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5.06 07: 10

잘 나가는 포항 스틸러스의 숨은 원동력은 무엇일까.
포항은 지난 5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10라운드 성남과 홈경기서 전반 33분 황진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승점 22점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굳게 지켰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팀 역사상 리그 최다 무패행진 기록도 18경기(11승 7무)로 늘렸다.
포항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2년 연속 우즈베키스탄의 강호 부뇨드코르의 벽에 막혀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반전의 계기가 절실한 시점에서 성남전은 실로 중대한 일전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상승 일로의 흐름이 확 꺾여버릴 수도 있었다. 부뇨드코르전 이후 첫 판이었다. 그래서 성남전은 더 중요했다.
상승세의 성남이었다. 전북 서울 울산 등 강호들을 잇달아 물리치고 4경기 연속 무패행진(3승 1무)을 달리고 있었다. 설상가상 포항은 고무열(오른 발목) 신화용(오른 허벅지 앞근육)이 부상으로 빠지고, 이명주도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고무열은 노병준 문창진 등으로 대체가능했다고는 하나 No.1 골키퍼 신화용과 지난해 신인왕이자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 이명주의 빈 자리는 꽤나 커 보였던 게 사실.
걱정은 기우였다. 신화용 대신 나선 김다솔을 비롯해 포백 라인을 형성한 김대호 김광석 김원일 신광훈, 1차 저지선 임무를 맡은 '주장' 황지수와 이명주의 대체자 신진호까지, 성남의 공격을 꽁꽁 틀어막았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경기 막판 성남의 공세가 거세지자 몸을 던져 성남의 공격을 차단했다.
이날 성남은 최전방의 김동섭과 공격형 미드필더 제파로프, 좌우날개 이창훈과 김태환이 위협적인 몸놀림을 선보였으나 거기까지였다. K리그 클래식 최소실점(10경기 6실점)의 짠물수비를 자랑하는 포항의 단단한 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성남이 날린 8개의 슈팅은 모두 골문을 벗어났다.
올 시즌 포항의 축구는 '스틸타카', '포항셀로나'라는 기분 좋은 별칭을 얻으며 칭송받고 있다. 더욱이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으면서 K리그 구단의 모범사례로 떠올랐다.
포항의 호성적을 이끈 숨은 원동력이 있다. 그간 포항의 아름다운 패스 플레이의 빛에 가려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최소실점을 자랑하는 탄탄한 수비진이 있었기에 올 시즌 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행진(6승 4무)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비단 수비진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황지수 이명주 등 수비형 미드필더의 활약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차 저지선부터 포백 라인과 골키퍼까지 하나로 똘똘 뭉쳐 짠물수비를 펼치고 있다.
이날 30번째 생일에 자축포를 쏘며 승리를 이끈 황진성도 이점을 강조했다. 황진성은 "우리팀이 잘 나가는 원동력은 수비진이 묵묵히 잘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조명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지만 최소 실점으로 단단한 수비를 자랑한다. 골키퍼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 수비를 해주는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공을 돌렸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