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희망 김경태, 한달 반만에 구속 8~9km 상승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06 14: 10

"아니, 저 투수는 누구인데 저렇게 잘 던지나". 
한화 4년차 좌완 투수 김경태(22)의 존재감이 부쩍 상승하고 있다. 김경태는 올해 3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주 2경기 구원으로 나와 인상적인 피칭을 펼치며 암울한 한화 불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와 1이닝 3피안타 1사구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으나 2일 대전 롯데전에서 2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지더니 4일 대전 SK전에서도 4⅔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깜짝 호투했다. 

인천 동산고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5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경태는 지난해까지 1군 등판이 4경기 뿐이었다. 올해는 해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며 1군의 문을 두드렸지만, 귀국 후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2군에서 그는 새로운 계기가 마련됐다. 
스리쿼터 스타일로 팔 각도가 낮았던 김경태는 2군에서 이선희·정민철 투수코치의 지도하에 팔 각도를 높였다. 김경태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생각보다 볼 스피드가 많이 올라왔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130km대 중반이었던 김경태 볼 스피드는 SK전에서 최고 144km까지 나왔다. 그는 "한 달 반 만에 8~9km 정도 스피드가 올랐다. 나도 신기하다"며 웃었다. 
보통 볼 스피드가 오르면 제구가 나빠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경태는 오히려 제구까지 더 좋아졌다. 그는 "제구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가운데만 보고 던진다. 2군에 있을 때부터 정민철 코치님이 '네가 던지고 싶은 대로 과감하게 던져라'고 자주 말씀해 주셨다. 정민철 코치님 공이 크다"고 감사한 마음을 나타냈다. 
김경태의 또 다른 강점은 각도 큰 커브와 팔을 꼬아 공을 뒤로 숨기는 독특한 투구폼이다. 김경태는 "커브는 원래부터 잘 던졌다"고 자신한 뒤 "남들은 투구폼을 보고 독특하다고 하는데 난 이게 제일 편하다. 야구를 처음 할 때부터 팔을 꼬아서 던지는 폼이었다"고 말했다. 약점이었던 퀵모션도 보완해가는 과정에 있다. 
모자챙에 '공격적인 피칭, 거침없는 피칭'이라는 문구를 써놓은 김경태는 "나는 중간 보직이 좋다. 선발보다 부담이 적고 편하다"며 "박희수 선배와 정우람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경태의 가능성을 발견한 한화 김응룡 감독도 "앞으로 자주 보여드리겠다"며 향후 그의 활용폭을 더욱 넓히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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