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호의 외국인 이야기]‘NC 에이스’ 아담 윌크, “우리는 진화 중이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06 10: 30

NC의 좌완 외국인 투수 아담 윌크(26)가 선발 등판 6경기 만에 첫 선발승을 신고했다. 아담은 지난 4월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6⅔이닝 9탈삼진 1실점으로 마침내 에이스 본능을 발휘했다. NC는 아담의 호투를 시작으로 창단 첫 3연전 스윕을 달성, 지난 3일부터 기분 좋게 4일의 휴식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1일 아담은 NC 입단 과정과 첫 승의 요인, 마산 생활, 어머니, 그리고 NC와 자신의 미래 등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작년 12월 NC에 입단한 아담은 일찍이 팀의 초대 에이스로 낙점 받았다. 외국인 3인방 중 커리어에서 가장 앞섰고 NC 구단 또한 아담과의 계약을 우선순위에 뒀다. 지난 2년 동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아담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서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벌일 정도로 기량이 출중하다. 무엇보다 20대 중반의 젊은 빅리거가 한국 무대에 오르는 일이 드문 만큼, 아담의 NC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젯거리가 됐다. 아담은 자신의 커리어에 변화를 주고 싶었고 그러면서 한국 무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미국에는 파워피처가 많다. 90마일 중반대를 찍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나는 80마일 후반대의 컨트롤 피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다른 선수들을 돌아보면서 내 커리어에 변화를 주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뛰는 것도 좋아보였다. 무엇보다 디트로이트는 현재 6선발까지 꽉 차있는 상태다. 내가 디트로이트의 선발투수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겨울 NC 유니폼을 입을지 아니면, 디트로이트에 몇 년 더 남아 FA가 될지 고민했다. 물론 한 번 아시아리그에 가면 다시는 메이저리그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라이언 보겔송의 경우도 있다. 마이너리거였던 보겔송은 일본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거가 됐다 나는 보겔송에 비해 많이 젊다. 때문에 앞으로 여러 가지 길이 있다고 봤다.”
아담은 올 시즌 계획대로 NC의 첫 번째 선발투수로 낙점, 선발 로테이션 맨 앞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첫 선발승을 거두기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4월 2일 롯데와 팀 창단 첫 경기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이후 4경기서 퀄리티스타트 없이 고전했다. 아담과 함께 찰리와 에릭 또한 선발승을 올리지 못했고 NC도 그만큼 힘든 시즌 초반을 보냈다. 구위나 제구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무대 적응을 위한 일종의 성장통이었다. 
“상당히 고전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선발 등판에 앞서 지난 다섯 경기들을 돌아봤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아무래도 타자들이 힘이 있다. 스윙 역시 크다. 한국 프로야구 또한 힘 있는 타자들이 있지만 모든 선수들이 크게 스윙하지는 않는다. 맞추는 데에 중점을 두는 타자들도 많다. 한국타자들을 집중적으로 다시 체크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던질 수 있을지 생각했고 투구 패턴도 변화를 줬다. 한국 타자들에게 맞서 효과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방법,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방법 등을 고민했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아담은 첫 한 달 동안 한국 프로야구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과는 별개로 마산과 NC서의 생활에 대해서는 만족을 표했다. 처음으로 아시아국가에서 생활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했다. 추웠던 날씨 또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웃었다.
“마산에 온 지 한 달이 넘었다. 참 살기 좋은 곳이다. 서울이나 부산처럼 큰 도시는 아니고 높은 빌딩이 즐비한 것은 아니지만 생활하기엔 더 알맞은 것 같다. 날씨가 예년보다 추웠다고 하던데 미국에서는 눈이 오는 날에도 경기를 뛴 적이 있다. 팀 동료들도 다들 좋다.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부터 30대 중후반의 베테랑 선수까지 다양한데 다들 자기 역할에 충실하다. 비록 언어에 있어 장벽이 있기는 하지만, 언제나 서로 친근하게 인사하고 격려한다.” 
NC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자신을 비롯해 팀 전체가 힘든 4월을 보냈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 또한 초대 에이스투수란 부담을 내려놓았다고 했다.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다들 야구에 있어 성숙하고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C가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질 거라고 확신했다.
“우리 팀은 다른 팀에 비해 어리고,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승리에 배고프다. 승리를 원한다. 패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면서 나 또한 부담을 갖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담이 내 투구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 물론 시즌 개막 후 몇 주 동안은 굉장히 고전했고 괴로웠다. 프로무대에 익숙한 선수가 많지 않았고 공수 모두에서 실책이 나오며 패했다. 이제는 선수들 모두 많이 편해 보인다. 선수단 전체가 4월 한 달 동안 어떤 부분이 안 됐었는지 돌아보면서 다시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진화 중이다. 분명 당장 5월만 해도 4월과 많이 다를 것이다.”
이어 아담은 미국에서 자신을 응원하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아담은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프로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담의 어머니는 지난 2월 애리조나 캠프에 직접 방문, NC 구단에 감사의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었다. 아담은 첫 선발승 당시 어머니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경기를 봤는데 어머니께 좋은 생일 선물을 드린 거 같다고 기뻐했다.
“우연치 않게도 어머니 생일에 내가 승리를 챙겼다. 생일 선물을 드린 것 같아서 기분이 매우 좋다. 어머니는 내가 던질 때면 항상 인터넷을 통해 우리 경기를 보신다. 새벽 2시에 일어나서 6시까지 경기를 시청하신다. 어머니는 항상 똑같으시다. 바쁘신 와중에도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해주셨다. 어머니 덕분에 내가 프로선수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선발승을 올린 후 이메일을 주고받았는데 잘 던졌다고 좋아하셨다. 어머니가 여름에 한국에 오실 예정이다. 어머니와 한국에서 보낼 날들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아담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담은 오는 겨울 또한 지난겨울과 마찬가지로 미래를 두고 고민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메이저리그에 정착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거라고 전했다. 
“아직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이르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시즌이 끝나면 새로운 계약, 내 컨디션, 팀 상황 등이 변수가 될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메이저리그와 일본무대 등 모든 옵션은 열려있다. 개인적인 목표는 다시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메이저리그를 꿈꿨다. 하지만 매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어느 곳이든 내 야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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