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배영섭, 류중일이 2군서 건진 미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5.06 07: 36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배영섭이 현재 리그 최고의 톱타자라는데 이견이 없다. 풀타임 3년차를 맞아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개막 후 1개월이 지났지만 유일하게 4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배영섭이 유일하다. 5일 현재 타율 4할2리(87타수 35안타) 출루율 5할5리 12타점 17득점 8도루를 기록 중인데 타율과 출루율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도루는 공동 7위, 득점은 공동 8위로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배영섭이기에 관리도 철저하다. 삼성은 5일 사직 롯데전에서 배영섭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전날 경기에서 5회 주루플레이 도중 왼쪽 발목을 가볍게 접질려 류중일 감독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배영섭에게 휴식을 줬다. 경기를 앞두고 류 감독은 “2군 코치를 하면서 배영섭을 발견한 것이 최고의 성과”라고 말했다.

1987년 삼성에서 데뷔한 류 감독은 선수시절 부상이 아닌 부진으로 2군에 간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99년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에도 쭉 1군에만 있었다. 그랬던 류 감독은 2008년 말 1군 주루코치에서 갑자기 2군 수비코치로 보직변경이 됐다. 갑작스러운 2군행에 당황하기도 했던 류 감독이지만 거기에서 보낸 10개월 동안 적지 않은 것을 얻었다고 말한다.
류 감독은 “배영섭을 2군 코치를 하면서 처음 봤다. 들어와서 2군 경기를 하는데 너무 잘하더라. 나중에야 들었지만 대학 시절에는 별명이 이치로라 하더라”면서 “입단 동기인 오정복은 ‘배영섭이 4번 타자면 난 8번 타자다’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배영섭은 곧 어깨수술을 받게 되지만 류 감독은 그를 삼성의 미래로 점찍었다. 이후 류 감독은 2군 생활을 마치고 2009년 9월 다시 1군 코치로 복귀하게 되고, 2011년 삼성 지휘봉을 잡게 된다. 그리고 2군 코치로 있던 시절 점찍었던 배영섭을 톱타자로 적극 기용해 감독 첫 해 삼성의 우승을 일궈내게 이른다. 그 해 배영섭은 신인왕을 수상했다.
류 감독이 2군에 있으면서 배영섭만 건진 건 아니다. 외야수 정형식도 당시 류 감독이 눈여겨본 선수라고 한다. 류 감독은 “정형식도 2군에서 보는데 정말로 잘 뛰어 다니더라. 경기장을 휘젓고 다니는 선수인데 어떻게 눈에 안 들어오겠냐”면서 “그때부터 형식이도 눈여겨봤다. 수비범위는 형식이가 영섭이보다 더 넓다. 그래서 형식이가 중견수로 나오면 영섭이가 좌익수로 간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에게 1년에 가까운 2군 코치생활은 기회였다. 당시 눈여겨 본 배영섭과 정형식이 이제는 ‘류중일 키드’가 돼 팀 외야를 책임지고 있다. 이제는 삼성에서 없어서는 안 될 두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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