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성이 밝힌 '국내파' 포항이 잘 나가는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5.06 07: 44

'포항의 아들' 황진성(29)이 '순수 국내파' 포항의 장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황진성은 지난 5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10라운드 성남과 홈경기서 전반 33분 천금 결승골을 터트리며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 포항은 올 시즌 10경기 무패행진(6승 4무)을 이어가며 리그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더불어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팀 역사상 리그 최다 무패행진 기록도 18경기(11승 7무)로 늘렸다.
이날 승리는 여러 모로 의미가 있었다. 포항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년 연속 부뇨드코르의 벽에 막혀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성남전은 아픔을 씻을 절호의 기회이자 동시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이명주(경고 누적) 고무열(오른 발목) 신화용(오른 허벅지 앞근육) 등 기둥 셋이 빠져 있는 악조건에, 상승세의 성남을 상대로 기어코 승리를 따냈다.
포항이 잘 나가는 이유는 여럿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안정된 공수 전력을 자랑한다. 17골은 데몰리션이 포진한 FC 서울과 함께 최다득점이고, 6실점은 제주와 부산의 8실점을 뛰어 넘는 최소실점. 순위표 최상단은 당연히 포항의 몫이다.
실로 대단한 성적표다. 포항은 올 시즌 단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헤쳐나가고 있다. ACL에서 아픔을 겪기는 했으나 K리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시즌 유일하게 리그 무패행진(6승 4무)을 달리고 있고, 지난 시즌까지 눈을 돌려도 18경기 연속(11승 7무) 리그에서 패배가 없다.
가장 큰 장점은 '스틸타카', '포항셀로나'라는 별칭에 걸맞은 아름다운 패스 플레이다. 모든 선수들이 눈빛만 봐도 통하는 각별한 사이다. 30번째 생일 자축포를 쏘며 성남전의 주인공이 된 황진성도 이점을 강조했다. 단점이 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부재 가운데 도리어 장점을 언급했다.
황진성은 "외국인 선수가 없어 좋은 점이 더 많다. 가족 같은 분위기라 눈빛만 봐도 안다"면서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서로 의지가 되는 부분이 있다. 하나로 똘똘 뭉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거 같다"고 외국인 선수 없이 잘 나가는 포항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외국인 선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는 황진성은 "훌륭한 외국인 공격수가 있으면 좋지만 구단 사정상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좋은 롤모델을 제시했다고 본다. 하지만 그게 다가 되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분명 한계점도 있다. 과정이 아름다워도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포항은 이날도 후반 들어 성남이 라인을 올리면서 수 차례 추가골 찬스를 잡았지만 결국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의 부재가 아쉬운 순간.
황선홍 포항 감독도 이날 승리에 기쁨을 표하면서도 "경기를 쉽게 끌고 가기 위해서는 후반 역습 찬스서 마무리가 돼야 하고 영리한 플레이가 필요하다"면서 "너무 맥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보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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