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QPR에 위약금 청구 안한 이유 “박지성 배려해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5.06 07: 50

“박지성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
경남 FC와 박지성, 윤석영의 소속팀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의 친선경기가 취소됐다. 경남은 지난 3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7월 개최할 예정이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QPR과 친선경기가 취소됐다. 박지성과 윤석영의 모습을 기다렸던 경남도민 및 축구팬들에게 사과한다”고 발표했다.
경남과 QPR은 친선경기 계약에 박지성과 윤석영이 뛴다는 조항을 삽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팬들은 안방에서 박지성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QPR이 일방적으로 투어를 취소하면서 기대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일부에서 ‘K리그를 우습게 본 QPR에게 위약금을 청구해야 된다’는 여론이 일었다.

실제 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QPR은 투어취소 시 위약금을 물도록 되어 있다. 보통 위약금은 투어 개최 비용의 두 배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QPR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팀의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되자 돌연 투어취소를 결정했다. 그는 경남에 사과편지를 보내 위약금 없이 투어취소를 받아줄 것을 호소했고 경남은 이를 받아들였다. 팬들은 ‘경남이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아니냐. 위약금을 받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5일 창원에서 만난 경남관계자는 “QPR과 처음 투어 이야기가 나왔던 것은 지난 2월이다. QPR의 2부 리그 강등을 예상할 수 없었던 시기”라고 강조하며 “먼저 투어제안을 해왔던 곳도 QPR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위약금을 청구하지 않은 배경으로 “법적으로는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다. 박지성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 만약 위약금을 청구했다면 QPR은 그 손해를 박지성의 이적료로 보전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지성의 이적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한국축구의 아이콘 박지성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결단이었다는 것.
경남은 ‘도민속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야심차게 QPR투어를 진행해왔다. 팬들이 안방에서 수준 높은 축구를 감상한다면 자연스럽게 K리그의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실제로 벌써부터 QPR전 티켓을 구매하려는 팬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QPR의 일방적인 투어취소로 경남은 큰 상처만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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