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풀타임 출장, 첫 번째 고비가 왔다.
롯데는 김주찬과 홍성흔이 떠난 자리를 김문호와 김대우로 메우고 있다. 시즌 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두 선수는 김시진 감독의 꾸준한 믿음 속에 붙박이로 라인업에 들어가고 있다. 김문호는 외야 한 자리와 톱타자를, 김대우는 4번 타자를 꿰찼다.
한때 3할대 중반의 타율을 유지할 정도로 두 선수는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이제는 상대 투수들에게 분석을 당하며 성적이 내려가고 있다. 김문호는 5일 현재 타율 2할5푼7리(101타수 26안타) 7타점 13득점, 김대우는 타율 2할5푼7리(74타수 19안타) 1홈런 13타점 1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언젠가는 찾아왔을 타격 부진이다. 둘 다 처음으로 풀타임 출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비가 올 수밖에 없다. 상대팀에서 그들에 대해 정밀분석을 하면서 약점이 노출된 것도 있고, 체력관리에 애를 먹는 부분도 있다. 과제는 최대한 빨리 고비를 넘기는 것이다.
김 감독은 5일 사직 롯데전에서 김문호의 타순을 2번으로 내렸다. 앞서 가졌던 25경기 가운데 김문호는 21경기에서 1번으로 출장했었다. 김 감독은 “앞으로 5경기 정도는 (타순을 조정해)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삼성과의 2차례 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이유도 있다. 이날 김문호는 2번으로 나가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제 역할을 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김문호를 두고 “생각이 많고 여리다”고 말한다. 타석에서의 결과를 놓고 많은 생각을 하다가 그 다음 타석에까지 영향을 받는 스타일이다. 박 코치는 “문호는 그것 때문에 업다운이 심한 편이다. 칠 때는 몰아치고 안 될 때는 계속 안 맞는다”고 덧붙였다. 5일 경기처럼 김문호의 타순을 잠시 조정해 주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부담이 덜한 자리에서 자기 타격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대우는 어떨까. 타율은 많이 떨어졌지만 시즌 초반이라 한 두 경기만 못 쳐도 타수가 적기 때문에 타율 하락은 빠르다. 특히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에서는 떨어지는 공에 방망이가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경기 전 박 코치를 따로 찾아가 변화구에 대처하는 방법을 물어보기도 했다.
약점은 드러났지만 타점은 꾸준히 만들고 있다. 4번 타자로서 최소한의 역할은 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과의 3연전 중 3일과 4일에도 1타점 씩 기록했다. 5월 5경기에서 타율은 1할5푼(20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타점은 4점을 올렸다.
박 코치는 “대우는 슬럼프가 길게 올 스타일은 아니다. 스윙의 업다운이 심한 편이 아니다. 어느 상황에서나 자기 스윙을 한다. 센스가 있어서 금방 자기 감을 찾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처음으로 1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대우이기에 지금 만나는 투수들은 거의 처음으로 상대하는 선수들이다. 말하자면 1군에 적응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이 박 코치의 설명이다.
삼성전에서 김문호는 타순을 1번에서 2번으로 변경했고, 김대우는 좌익수로 출전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풀타임 출장의 통과의례와도 같은 첫 고비를 넘겨야 진정한 주전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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