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26일, 대한민국 남심을 들끓게 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배우 연정훈이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많은 남성들이 미모의 절대 지존, 내 여자였으면 하는 여자 연예인 1위로 꼽을 만큼 인기 절정이었던 배우 한가인을 아내로 맞은 '나쁜 사람' 연정훈 아니던가. 둘의 결혼식이 있던 그 날, 많은 남성 팬들이 마치 제 애인을 뺏긴 양 눈물을 훔쳤다. '한가인 가져간 도둑X'이라며 한 바가지 욕을 듣고 또 들어야 했던 연정훈의 고달픈 기억이다.
그런데 이제 그 부부가 결혼 8년차를 맞은 요즘, 한가인을 차지한(?) 연정훈의 매력이 이해되고 말았다. MBC 주말극 '금나와라 뚝딱'을 보고 있으면 연정훈의 달달하고도 젠틀하며 때론 귀여운 매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훈훈한 외모에 부드러운 목소리, 그리고 탁월한 연기력까지... 한가인 뿐아니라 대한민국 여심이 들썩할 매력이 만개했다.
연정훈은 '금나와라 뚝딱'에서 재벌가 장남이지만 어릴 적 생모가 바람이 나 쫓겨난 바람에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자란 인물 박현수 역을 연기하고 있다. 뒤늦게 들어온 계모와 아버지의 냉대 속에서 어두운 삶을 살았고 아내 유나(한지혜 분)와 정략적인 결혼을 했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이 계속됐다. 그러다 사라진 아내와 똑 닮은 몽희(한지혜 분)를 만나 아내의 대역을 부탁하게 됐고 순수하고도 털털한 몽희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남자다.

극 초반, 연정훈은 '세상에 사랑 따윈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시크하고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러나 전개가 더해가며 몽희를 만나고 새로운 인생에 눈을 뜨는 과정이 펼쳐지고 있다. 폐쇄적이면서도 고단했던 삶 속에서 몽희의 등장은 한줄기 빛과도 같다. 그제야 현수는 웃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평범한 일상의 매력을 맛보며 '사람답게' 살게 된 것이다. 이제 몽희와 본격적인 로맨스를 그릴 일만 남았다.
이를 연기하는 연정훈은 흔한 재벌가 도련님 캐릭터를 벗어나 다분히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몽희의 가난하고 고된 삶에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모습에 냉소를 보내는 듯 하면서도 은근히 반해버렸다. 시크하면서도 댄디한 비주얼에 상반되는 뜨거운 가슴을 보여주며 여심을 홀릭시키는 중이다. 어딘가 외롭게만 보이지만 때로 너무도 귀엽고 따뜻한 이 남자,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간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이번 캐릭터는 그 어느 작품 때보다도 더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는 분위기다. 관련 기사 댓글과 각종 SNS 등에는 연정훈의 매력과 연기력을 칭찬하는 많은 여성팬들의 의견이 꾸준하다.
이제 연정훈도 '도둑X' 소리에서 벗어나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 소리를 듣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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