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웨스트브룩(25)이 빠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하 OKC)가 2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을까. 정답은 케빈 듀런트(25)가 갖고 있다.
OKC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 체사피크아레나에서 벌어진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이하 PO) 2라운드 1차전에서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93-91로 제압했다. 듀런트는 경기종료 11.1초를 남기고 천금 같은 역전포를 성공시키는 등 35점, 15리바운드를 폭발시켰다.
경기 후 듀런트는 “우리는 계속 상대를 압박하며 싸워야했다. 선수들이 탄력을 받아 잘했다. 우리가 할 일을 잘 알고 있었고 잘 해냈다”며 만족했다.

OKC는 지난해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올해도 서부컨퍼런스에서 OKC를 당할 팀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휴스턴 로키츠와의 1라운드 2차전에서 러셀 웨스트브룩이 무릎을 다친 것. 그는 잔여시즌에 나설 수 없다.
웨스트브룩은 지나치게 독단적인 플레이로 잦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파이널 4차전에서 그는 무려 43점을 올렸지만 어시스트는 5개에 그쳤고 팀도 졌다. 매직 존슨은 “웨스트브룩은 역사상 최악의 포인트가드”라고 혹평을 마다하지 않았다. 화려하지만 다소 이기적인 그의 플레이는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린다.
어쨌든 전력의 한 축이 무너진 OKC를 바라보는 시선은 회의적이다. 웨스트브룩은 PO평균 24점, 6.5리바운드, 7어시스트, 3스틸로 맹활약 중이었다. 특히 그는 2008년 입단 후 단 한 번도 결장한 적이 없었다. 즉 듀런트 역시 웨스트브룩 없는 경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듀런트는 웨스트브룩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듀런트는 PO 첫 2경기서 26.5점, 5리바운드, 6.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웨스트브룩이 빠진 후에는 평균 35.4점, 10.4리바운드, 5.8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5경기 중 4번이나 35점을 넘겼다. 수직상승한 득점과 리바운드가 눈에 띈다. 특히 마지막 순간에 공을 잡고 결정적인 득점을 터트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웨스트브룩 대신 주전으로 도약한 레지 잭슨은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6.2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휴스턴과의 4차전에서 어시스트도 8개를 했다.
문제는 듀런트의 체력이다. 그는 최근 6경기서 평균 44분 30초를 뛰고 있다. 웨스트브룩의 몫까지 해내느라 거의 쉬지 못하는 셈이다. 첫 승을 따냈지만 수비가 강한 멤피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힘겹게 멤피스를 이겨도 서부결승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듀런트가 지금처럼 무리한다면 체력은 바닥난다.
스캇 브룩스 OKC 감독은 “물론 듀런트와 웨스트브룩이 함께 있어야 정말 좋은 팀이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우리 전력을 정말 좋게 만들어주는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이다. 우리는 깜짝스타가 있다”며 주위의 걱정을 불식시키고 있다.
한편 동부컨퍼런스에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뉴욕 닉스를 102-95로 제압하고 2라운드 첫 승을 신고했다. 인디애나는 주전 전원이 11점 이상씩을 올렸고 식스맨 DJ 어거스틴까지 16점을 보탰다. 인디애나는 카멜로 앤서니(27점, 야투 10/28)가 어려운 슛을 시도하게 만들며 뉴욕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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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NBA파이널 기자회견에 임하는 케빈 듀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