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퀸이 건네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위로?
병주고 약주는 걸까. 지난 십여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섹시 스타로 사랑 받으며 여성들의 다이어트 욕구를 '불끈' 자극해온 가수 이효리가 6일 발표한 '미스코리아'에서 외모지상주의 등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위로하고 나섰다.
어쿠스틱해진 분위기에 농염한 이효리의 매력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가사. 이효리가 직접 쓴 이 가사는 '명품 가방이 날 빛내주나요. 예뻐지면 그만 뭐든 할까요. 자고 나면 사라지는 그깟 봄 신기루에 매달려 더 이상 울고 싶지 않아'라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이효리는 뮤직비디오에서 성형수술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성형 등의 유혹에 시달리는 한국 여성들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노래로 '사람들의 시선 그리 중요한가요. 망쳐가는 것들 내 잘못 같나요. 그렇지 않아요. 이리 와봐요. 다 괜찮아요. 넌 미스코리아'라고 위로했다.
지난 3년간 소셜테이너로 활약하는 등 '섹시퀸'에서 자리 이동에 나선 그이기에, 한결 따뜻해진 음악과 여성들의 고충을 쓰다듬는 위로는 꽤 진정성이 느껴지는 편. 온라인에서의 반응도 뜨거워 이 곡은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들을 통해 화끈한 '왕언니'로 통해온 그이기에, 여성들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는 더욱 힘을 얻는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여성들에게 위로를 하며 꺼낸 미스코리아라는 소재는 외모지상주의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우리 모두 미스코리아라고 외치기에는, 뮤직비디오 속 이효리는 수영복 심사 등을 다소 쓸쓸하게 재현할 뿐, 비판의 날을 더 이상 세우진 않았다.
따로 연출하지 않아도 섹시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섹시 스타가 기존 미스코리아 소재를 큰 비평 없이 재현하면서 여성을 위로하는 점은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이 곡은 이효리가 직접 선공개곡으로 낙점한 노래. 직접 작사, 작곡한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여성들에게 희망을 전한다는 점에서 여왕의 귀환을 알리는 곡으로 선두에 섰다.
이효리는 지난 히트곡 '유 고 걸'에서도 여성들의 '언니' 역할을 톡톡히 한 상태. 섹시퀸이 또 한번 여성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낸 거라, 이번 곡에 대한 여성팬들의 반응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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