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친)이 지난 5일 방송을 통해 첫 여행지인 베트남 편을 마무리하며 워밍업을 끝마쳤다. 하지만 시청률이 저조하다. 이날 ‘맨친’이 기록한 시청률은 2.9%. 첫 방송을 5.9%로 시작한 ‘맨친’은 2회에 5.1%, 그리고 3회 방송에서 2.9%까지 시청률이 떨어지며 주말 예능 격전지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맨친’은 강호동을 필두로 윤종신, 김현중, 유세윤, 김범수, 윤시윤, 은혁, 유이 등 여덟 멤버들이 국내외를 돌며 현지인들의 삶에 밀착하는 과정을 담는 로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치열한 생활 속에 뛰어들어 함께 호흡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게 '맨친'의 모토인 가운데, 첫 여행지인 베트남 편에서는 씨클로를 운전하고 고깃배에 올라 현지인들의 삶에 파고들고자 노력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인상에 남았다.
특히 마지막 편에서는 ‘베트남 사람들과 함께 즐기라’는 미션을 받고 여덟 멤버가 고심 끝에 플래시몹 이벤트를 펼치는 모습이 그려지며 현지인들과 화합에 초점을 맞춘 ‘맨친’이라는 프로그램의 윤곽이 드러나기도 했다.

첫 여행지에 마침표를 찍은 현재 시청률은 저조하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심심치 않지만, 지금 필요한 건 혹독한 평가 보다는 ‘맨친’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다림이다. 예능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멤버 각자의 뚜렷한 캐릭터와, 이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이들 사이의 유기적 관계가 필수다. 예능 선수들로 이루어진 ‘맨친’ 멤버들이지만 첫 여정에서 이를 기대하는 건 아무리 봐도 무리다. 특히 낯선 이국땅에서 자급자족 생존을 하느라 제 몸 하나 돌보는 것조차 힘들 멤버들이 뚜렷이 자기 캐릭터를 드러내고 이를 통해 서로를 떠받쳐 주는 관계를 형성하기엔 시간이라는 약이 절실하다.
예능프로그램은 드라마와 달리 잘 짜인 각본에 의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수많은 돌발상황과 거기서 나오는 애드리브, 위기대처법이 예능프로그램을 풍성히 만드는 도구들인 가운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명확한 프로그램 콘셉트와 멤버의 색깔이 확고해져야 한다. 최고 인기를 달리고 있는 SBS ‘런닝맨’과 MBC ‘무한도전’도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거듭된 수정·보완과 캐릭터 구축으로 현재의 위치에 오른 사실을 떠올리면 ‘맨친’을 향해 던져지는 돌멩이는 가혹하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맨친'은 지난 5일 방송에서 플래시몹을 선보이며 현지인들과의 대동단결에 나서 큰 호응까지 이끌어 냈지만, 함께 어우러지자는 의미 보다는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출연진들의 일방적인 공연에 지나지 않았다. 멤버들은 행위의 의미를 살리려 신발을 벗고 맨발인 채로 준비한 동작을 펼쳤지만, 플래시몹을 무대에서 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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