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류현진(26) 모두에게 큰 과제를 남긴 한 판이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스시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원정 3연전 세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4실점으로 2패(3승)째를 안았다.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시즌 18패(13승)째를 당하며 디비전 최하위 샌디에이고에 겨우 0.5경기 앞섰다. 또한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전 5연패로 상대전적에서 1승 5패 절대 열세에 놓였다.
이는 다저스와 류현진 모두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다저스는 이번 3연전 모두 1점차로 패했다. 자칫하면 선수단에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패배 의식’이 크게 자리할 수 있다. 다저스가 디비전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샌프란시스코를 넘어야한다. 이를 의식한 듯 두 팀 선수들은 시즌 전부터 설전을 벌였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측은 총 연봉 2억3000만 달러(약2600억원)의 다저스를 향해 “돈으로 우승을 살 수는 없다”고 비웃었다.

시즌 초 절대 열세는 앞으로 뼈아프게 작용할 확률이 높다. 디비전 1위와 와일드카드 동률 상황에서 타이 브레이크룰은 디비전 상대 전적이 첫 번째로 적용된다. 지금까지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같은 디비전 팀을 상대로 5승 13패로 부진하다. 다저스가 이대로 열세를 면치 못한다면, 역전 기회조차 사라져 버리게 된다.
이날 경기 후 미국 AP 통신은 샌프란시스코에만 2패를 당한 류현진을 두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샌프란시스코 타선에 안타 10개를 맞고 3실점했다. 이번에는 안타 8개 4실점을 기록했다’며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만 제외하면 다저스 투수 중 가장 꾸준하다’고 전했다. 그만큼 다저스와 류현진 모두에 샌프란시스코전 호투가 절실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5회에도 그렇고 3회에도 그렇고 헌터 펜스를 잡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인 것 같다. 투아웃에서 맞았는데 그게 아쉽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5회말 펜스에게 2사후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0-4로 샌프란시스코에 끌려갔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3연패를 당한 만큼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현지 기자가 타선의 집중력 부족과 수비의 미숙함을 이야기하자 매팅리 감독은 “경기를 보긴 했느냐. 우리는 잘했다. 타격도 괜찮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다만 진 것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전 3연패에 대한 충격을 좀처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전까지 다저스는 2000년 개장한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AT&T파크에서 유일하게 맞대결 성적에 앞선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 3연패로 역대 전적 60승 60패 동률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원정경기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겨울 다저스 구단은 디펜딩 챔피언 샌프란시스코를 잡기 위해 전력강화에 모든 힘을 다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다저스의 모습은 기대 이하다. 포스팅금액과 연봉에서 예상을 웃돌았던 류현진 또한 전력강화의 한 부분이다.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를 이기는 선발투수가 되기를 기대한다. 다저스는 앞으로 샌프란시스코와 13번 맞대결이 남아있는데 9월에만 7차례 샌프란시스코와 붙는다. 샌프란시스코를 넘지 못하면 다저스의 성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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