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의 진화는 어디까지 계속 될까.
SK 3루수 최정(26)이 2013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 조짐이다. 최정은 올해 22경기에서 89타수 30안타 타율 3할3푼7리 8홈런 31타점 5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홈런 공동 2위, 타점 1위로 시즌 초반부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게 돋보인다. 슬로스타터에 가깝던 최정이 초반부터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최정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면서 시즌이 빨리 시작된 느낌이다. 국제대회에 나가는 게 캠프보다 더 힘들다"며 "긴장감 있는 경기를 일찍 해서 그런지, 지금은 시즌이 계속 이어지는 기분이다. 힘들지만 힘들수록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초반 SK는 전반적인 타격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팀을 대표하는 우완 투수 송은범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KIA의 우타 거포 김상현을 영입할 정도로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 와중에도 최정은 홀로 고군분투하며 SK 타선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진화를 위한 변화가 숨어있었다. 최정은 "홈런이 많아진 것은 타격 포인트가 앞에서 맞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후반기 때부터 지금 방식으로 치고 있다. 포인트를 하나 정도 앞에 두고 치다 보니 맞으면 쭉쭉 뻗어나가 장타가 된다. 스윙도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폼의 각도가 좋아지고 있다"며 시즌 초반 홈런 증가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만족은 없다. 그는 "정확성이 떨어진다. 유인구에도 많이 속게 되어 삼진도 많아졌다. 경기당 하나씩 삼진을 먹고 있다. 내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며 스스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찾았다. 하지만 끝없는 진화를 추구하는 최정에게는 이 역시도 성장의 과정이다.
최정은 "항상 작년보다 올해 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년의 성적을 꾸준하게 넘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있다. 커리어 하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나. 난 매해 커리어 하이를 하고 싶다. 특히 3할 타율과 20홈런은 언제나 욕심이 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최정은 2010년부터 3할 타율과 20홈런 이상을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 성적이다. SK는 8년 만에 4월까지 성적이 5할을 밑돌았고, 7일 현재까지 6위에 그치고 있다. 이번주부터 두산-넥센-KIA 등 강팀들과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다. 최정은 "SK의 팀컬러에 맞게 당당하게 맞붙겠다"고 다짐했다. SK의 절대적인 존재가 된 최정의 포부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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