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실책’ 크로포드, 다저스 추락 빌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07 14: 11

LA 다저스 외야수 칼 크로포드(32)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평범한 외야 플라이를 글러브에서 떨어뜨렸다. 이 실책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며 다저스 팬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크로포드는 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좌익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했다. 시작은 좋았다. 1-3으로 뒤진 3회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우월 솔로 홈런(시즌 5호)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곧이어 나온 실수 하나가 뼈아팠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실책이었다.
문제의 장면은 다저스가 2-3으로 뒤진 5회에 나왔다. 다저스 선발 카푸아노는 2회 3실점한 이후 3·4회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안정을 찾아가는 듯 했다. 5회 선두 타자 그레고리우스에게도 좌익수 방면 뜬공을 유도했다. 그러나 크로포드의 포구가 문제였다. 크로포드는 공을 잡았지만 글러브를 아래로 내리는 과정에서 공을 떨어뜨렸다. 그 사이 그레고리우스는 2루까지 진루했다.

크로포드와 다저스 벤치는 이미 아웃이 된 이후 공을 떨어뜨렸다며 심판진에 항의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연결 동작으로 봤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까지 나와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다저스타디움은 불안감에 휩싸였고 이는 곧 현실이 됐다. 심리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카푸아노는 다음 타자 골드슈미트에게 중월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다음 타자 로스에게는 좌측 담장을 큼지막하게 넘기는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했다. 점수는 순식간에 2-6이 됐다.
카푸아노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물론 크로포드의 실책과 다음 홈런에 직접적인 연관 관계를 찾기는 어렵다. 다만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실책이었고 경기 분위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실책 이후 홈런 2방이 연달아 나왔고 실점 이후에는 타격 또한 침체를 걸었다.
최근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비슷한 실책이 있었다. 지난 4월 16일 한화와 NC전에서였다. 당시 정현석(한화)은 권희동의 타구를 잡았지만 공을 글러브에서 빠뜨리는 포구 실책을 저지르며 실점을 허용했다. 다만 결과는 달랐다. 당시 한화는 역전에 성공하며 지긋지긋한 13연패를 끊었지만 다저스는 추격전조차 벌이지 못하며 2-9로 졌다. 5연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지구 최하위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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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크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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