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엘, “평생 게으르게 음악하며 살래요” [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05.07 15: 14

솔로 여가수 주니엘(20·최준희)이 돌아왔다. 이전과는 분명 다르다. 앞서 ‘일라일라’ ‘나쁜 사람’으로 성숙하고 애절한 보이스를 덧입힌 아프고 서툰 사랑 노래로 사람들을 마음을 사로잡았던 주니엘은, 이번 미니앨범 ‘폴 인 엘’에선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쏟아냈다. 타이틀곡 ‘귀여운 남자’는 깜찍한 무대 안무까지 곁들여 이런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다.
주니엘이 ‘귀여운 남자’에서 보여준 모습은 데뷔 쇼케이스나 인터뷰에서 마주했던 주니엘의 실제 모습과 오히려 닮아있다. 하지만 새벽에 딱 어울릴 만한 몽환적인 음색의 노래로 나름의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할 즈음, 갑작스럽게 택한 음악적 노선 변화가 궁금했다.
“어두운 모습만 보여드리기가 좀 그랬어요. 똑같은 콘셉트로 가는 것보다, 변화를 주고 싶었죠. 봄이기도 했고, 무대에서 좀 웃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슬픈 노래만 부르니깐 무대에선 웃을 수가 없거든요. 지난 활동 때 ‘좀 웃어라’는 댓글을 보고 막상 다음 무대에 웃었더니, ‘슬픈 노래에 왜 웃느냐’는 댓글이 달렸어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 때문인지, 인터넷 댓글이나 디시인사이드 같은 특정 포털의 게시판 이야기도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깊게는 아니지만, 종종 검색을 통해 대중들의 피드백을 살펴본다는 게 요지였다.
“‘사람들이 뭘 원할까?’란 생각에 뒤져보게 됐어요. 대중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그걸 맞춰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상처 받을 거 같아서, 깊게 몰입하진 않아요. 그저 이런저런 포털들에서 들러서 댓글 반응을 살~짝만 보고 가는 패턴(?)을 유지해요.”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바로 무대 위 주니엘의 손에 들려있는 어쿠스틱 기타다.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애정을 아끼지 않는 기타는, 없어서는 안 될 주니엘의 무대 파트너자 단짝이었다.
“기타는 아마 평생 놓지 않을 것 같아요. 기타 놓고서 노래한 거 혹시 본 적 있어요? 손이 굉장히 어색해요. 축가나 라디오 같은 경우에 기타 없이도 노래하는데 손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노래들이 모두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있고, 실제로 기타를 칠 수 있는 게 참 다행이죠.(웃음)”
곡을 직접 쓴다는 점도 변함이 없다. 데뷔 앨범 ‘마이 퍼스트 준’에서 ‘일라일라’와 ‘바보’를 제외한 나머지 3곡, ‘원앤원’ 앨범 땐 타이틀곡 ‘나쁜 사람’을 뺀 4곡을 손수 만들었다. 이번 앨범 역시 자작곡인 ‘데이트’와 ‘잠꼬대’가 수록됐다.
타이틀곡을 자신의 곡으로 하고 싶다는 욕심은 여전히 있지만, 조급함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차트 순위에 대해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연연하지 않는다는 쿨한 답변이 돌아왔다.
“연습생 시절 스스로를 강하게 압박했던 적이 있어요. 덕분에 스트레스 받고, 몸은 병들고, 우울증까지 왔죠. 근데 실력은 오히려 제자리걸음이었어요. 문득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지?’라는 생각이 스쳤죠. 그 뒤론 뭔가에 쫓기지도 않고, 순위에 연연하지도 않고, 그저 70~80대가 돼서 삶을 돌아봤을 때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요.”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사는 것도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각박하지 않게, 편하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리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천천히,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는 게 주니엘의 인생 목표다.
“날 해치면서까지 하고 싶진 않아요. 평생 게으르게 음악하며 살게요. 꼭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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