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연락을 받았어요. 조금 서운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제가 잘했더라면”.
가슴에 새겨진 로고 빼고는 변한 것이 없다며 그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KIA 타이거즈에서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김상사’ 김상현(33)이 소감을 밝혔다.
김상현은 지난 6일 좌완 진해수와 함께 KIA에서 SK로 이적했다. 반대급부는 우완 송은범과 우완 사이드암 신승현(30). SK는 김상현을 영입하며 중심타선의 파괴력을 높여주고자 했다. 김상현은 지난 2009시즌 LG에서 KIA로 이적한 뒤 최희섭과 함께 CK포 편대를 구축, 그해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으로 홈런-타점 부문을 석권하며 최초의 당해연도 이적생 MVP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무릎 부상과 수술 등 여러 부상이 이어지며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던 김상현은 프로 데뷔 이래 세 번째 트레이드(2002년 KIA-LG, 2009년 LG-KIA)를 겪으며 와신상담의 각오로 부활을 다짐했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 전부터 일찍 특타까지 자청한 김상현에 대해 “저렇게 간절하게 치고 싶었나”라며 기특해 했다.
“잠을 잘 못 잤어요. 한 세 시간 정도 잤나. 새로운 마음이 들더군요. 막상 새 유니폼을 입으니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가슴에 있는 로고만 달라진 것 같고”.
트레이드 소식 통보 당시에 대해 김상현은 “자고 있다가 전화를 받았다. 이렇게 갑자기 갈 줄은”이라며 말끝을 흐린 뒤 “조금 서운하기는 했다. 그래도 내가 잘 했더라면. 그래도 KIA에서 한 번 더 우승을 해보고 싶었는데”라는 말로 일말의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거포를 필요로 한 SK에 둥지를 틀었다는 점은 어떻게보면 커다란 기회. 김상현은 이적 첫 경기인 7일 문학 두산전에 4번 타자 우익수로 나선다.
“안타 말고 홈런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렇게 해야 상대가 우리를 쉽게 못 보니까. 부담은 되지만 믿어주시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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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