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포함 3안타’ 김상현, KIA는 빈타 희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07 21: 56

이적 첫 날 타격감을 찾는 것을 넘어서 홈런까지 때려내며 자신감을 얻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를 보낸 팀은 상대 외국인 투수에게 완전히 밀리며 완봉패를 당했다. ‘김상사’ 김상현(33, SK 와이번스)의 생애 세 번째 이적 첫 날 성적은 공교롭게도 친정팀 KIA 타이거즈 팀 타격 성적보다 더 좋았다.
김상현은 7일 문학 두산전에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석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좋은 감을 선보였다. 1회말 상대 선발 이재우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조인성의 2타점 우전 안타에 홈을 밟아 이적 첫 출루와 첫 득점에 성공한 김상현은 2회말 상대 좌완 정대현의 초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적 첫 안타다.
4-1로 앞선 4회말 무사 만루에서 유격수 뜬공에 그친 것은 이날 아까웠던 부분. 그러나 김상현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동명이인 우완 김상현의 초구를 때려내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멀티히트 경기를 치렀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상현은 8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우완 정재훈의 8구 째 포크볼(125km)을 기다렸다 그대로 받아쳐 좌중월 쐐기 투런으로 연결했다. 이적 첫 날부터 화끈한 맹타를 보여준 김상현이다.

경기 전 김상현은 여러 심경이 섞인 복잡한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팀에 잘 녹아들고 선후배와 조화되며 SK가 잘 짜여진 경기력을 펼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큰 힘이 들어가지 않은 스윙으로 2안타를 때려낸 뒤 홈런까지 터뜨리며 심리적 충격을 완전히 벗어난 김상현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KIA는 김상현을 보낸 다음날 광주 롯데전에서 빈타에 허덕이며 0-3으로 패하고 말았다.
KIA를 희생양으로 만든 이는 바로 롯데의 호주 출신 베테랑 우완 크리스 옥스프링. LG 시절이던 2008년 10승을 거두기도 했으나 완투형 투수가 아니라 6~7이닝 가량을 안정적으로 막아주는 스타일이던 옥스프링은 한국 무대 첫 완봉승을 KIA 상대로 장식했다. 147km의 직구는 물론이고 주무기인 너클성 커브를 섞어 던지며 KIA 타선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흐트러뜨렸다.
그 옥스프링을 상대로 KIA 타선은 2안타 1볼넷에 그치고 말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상현이 두산을 상대로 올린 개인 성적보다 오히려 못했다. 일발장타력 만큼은 국내 굴지였으나 컨택 능력 면에서 아쉬움을 비춰 꾸준한 기회를 갖지 못하다 트레이드 된 김상현이 이적 첫 경기를 치른 날 하필이면 친정팀의 당일 경기보다 혼자 더 좋은 성적을 올렸다.
트레이드는 당장 알 수 없다. 이날 함께 트레이드 되었던 송은범(KIA)과 진해수(SK)는 쉬면서 새 팀의 경기를 지켜봤고 KIA로 이적하며 김상현의 27번을 차지한 우완 사이드암 신승현은 2⅓이닝 1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유망주가 포함된 트레이드가 아니라 당장의 이해관계를 위해 주력 선수들을 맞바꾼 SK와 KIA. 2009시즌 한국 프로야구 역사 상 최고의 트레이드 수혜자로 이름을 남겼던 김상현은 또 한 번 트레이드로 웃는 선수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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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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