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의 부활, 요즘 예능은 리얼보다 토크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5.07 22: 17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톱 MC 신동엽이 요즘 황금시간대 지상파 TV의 주요 예능에서 다시 기지개를 활짝 펴고 있다. 지난 십수년동안 늘 정상의 위치에서 인기 예능을 이끌었던 그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모처럼 한갓진 휴식기를 보냈다가 최근 제 2, 아니 제 3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신동엽의 MC 고난시대는 '무한도전'과 '1박2일' 등 예능에서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시작됐다. 신동엽은 움직이며 떠드는 활동파 개그맨이 아니고 재치와 입담으로 좌중을 이끌어가는 스타일이다. 말그대로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토크쇼에 더 강한 MC로 분류된다.
예능 조류의 변화에 맞춰서 신동엽은 몇 차례 변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의 쓴잔을 들고 좌절을 맛봤다. 불과 수 년 전 그는 토 일요일, 지상파 TV의 주말 예능 프로 진행에서 두 번 연속으로 참패를 당했다. KBS 2TV의 토요일 심야 성인토크쇼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이 부진의 늪에 빠졌고 일요일은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오빠밴드'로 리얼 예능에 도전했다가 막강한 경쟁 프로들의 위세에 눌려 힘을 못썼다. 신동엽으로서는 기억하기 싫은 과거임에 분명하다. 

그 뿐만일까. MBC '일밤'으로 옮기기전 신동엽은 SBS ‘일요일이 좋다 2부-골드미스가 간다’를 맡았다가 '일밤'의 새 코너로 갈아타는 중대 결심을 했었다. '일밤'에 새 둥지를 틀고 처음 참가했던 코너는 자신의 아내 선혜윤 PD 연출의 '퀴즈프린스'. 그러나 '퀴즈프린스'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시청자 혹평 속에 불과 몇 주만에 폐지됐고 신동엽은 김구라 탁재훈 등과 함께 록과 예능을 결합시킨 '오빠밴드'를 새로 선보였지만 그마저 별 소득없이 끝났다.
당시 신동엽의 부진은 지금도 일요일 예능의 강자로 버티고 있는 '해피선데이'의 고정 시청자층이 워낙 두터워 빈 틈을 찾기 어려웠던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가장 잘하고 자신했던 토크쇼에서마저 당시 MBC의 신설 프로 '세상을 바꾸는 퀴즈 세바퀴'에게 크게 밀렸던 건 자존심 상했을 일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고 예능의 흐름은 다시 바뀌었다. 신동엽은 과거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면서 '사업은 이제 그만, 천직인 예능 MC 전념'을 다짐했다. 영원할 것 같던 유재석-강호동의 MC 투톱체제가 흔들리고 리얼 예능 대세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TV 예능에는 다시 한번 토크쇼 바람이 불기 시작한게 결과적으로 그의 부활을 도왔다. 유-강만 찾던 예능 PD들은 다시 재치 만점 입담의 신동엽에 주목했고 그는 이들의 기대를 두 번 배반하지 않았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당시의 국민MC 신동엽은 단연 토크쇼에 능한 MC다. 개인 진행에 뛰어난 만큼, 단독 플레이를 좋아하고 출연진과 한데 어울려 뛰어놀아야하는 집단MC 체제의 리얼 버라이어티쇼에서는 빛을 보기 힘들었다. 그런 그가 리얼 버라이어티를 탈피하려는 예능 PD들의 새 시도와 어우려져 화려한 재기에 성공, 국내 예능 MC 판도는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싶다. 선택의 폭이 넓고 다양해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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