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잘 부탁드려요“, 김상현의 배려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08 06: 13

“(진)해수는 트레이드가 처음이잖아요. 그리고 힘든 일이 있었고. 선배들, 동료들에게 많이 배려해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습니다”.
데뷔 이래 세 번째 이적. 선수 본인이 힘들다고 볼멘 소리를 할 법도 하다. 그러나 그는 함께 팀을 옮긴 후배를 걱정하며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길 바랐다. 이제는 SK 와이번스의 4번 타자가 된 ‘김상사’ 김상현(33)이 함께 이적해 온 후배 진해수(27)에 대한 배려도 부탁했다.
지난 6일 우완 송은범과 사이드암 신승현의 반대급부가 되어 좌완 진해수와 함께 KIA에서 SK로 트레이드 된 김상현은 7일 문학 두산전을 앞두고 정오에 일찍 문학구장에 도착했다. 동료들, 프런트로부터 안내와 도움을 받은 김상현은 경기 전 특타까지 하며 몸을 풀었다. 그리고 이날 김상현은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8회 좌중월 쐐기 투런 포함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화력을 뽐냈다.

비록 한 경기였으나 2009년 트레이드 대박 재현 조짐을 보여준 김상현. 2000년 KIA 전신 해태에서 데뷔한 김상현은 2002시즌 중 좌완 방동민과의 1-1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09시즌 4월 우완 강철민(한화)의 반대급부로 내야수 박기남과 함께 타이거즈 복귀했다. 2009년 김상현의 최종 성적은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 홈런-타점 1위에 프로야구 사상 첫 당해연도 이적생 MVP가 탄생했다.
그러나 2009시즌 후 무릎 등 크고 작은 부상과 수술, 3루수 이범호-외야수 김주찬의 잇단 가세 등으로 입지가 좁아지며 또다시 트레이드를 겪은 김상현이다. 경기 전 김상현은 이적생으로서 각오와 친정팀 KIA에 대한 미안함 등을 밝혔다. 인터뷰 도중 진해수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상현은 “해수는 나보다 더욱 힘들 것이다”라며 후배를 걱정했다.
“첫 트레이드라 많이 힘들 겁니다. 트레이드라는 것이 사실 자신이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게다가 시즌 전에도 힘든 일이 있었으니. 그래서 이적 후 선배들, 동료들에게 부탁했습니다. 고충을 듣는 입장에서도 힘드시겠지만 모두 함께 해수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요”.
 
시즌 전 KIA의 좌완 계투로 기대를 모았던 진해수는 시즌 개막 직전 아버지를 여의는 큰 슬픔을 겪었다.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던 만큼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KIA의 기대에 못 미치며 트레이드를 통해 새 둥지를 틀게 되었다. KIA 1군에서는 크게 빛을 못 보았으나 진해수는 상무 복무 시절 퓨처스리그 타자들을 갖고 놀던 투수 중 한 명. 이만수 감독은 진해수의 가능성을 높이 사며 SK에서의 중용 가능성을 비췄다.
“저는 이전에 겪었지만 해수는 처음이니까요. 많이 배려해주셨으면 합니다”. 활약도 활약이지만 함께 팀을 옮긴 후배를 배려한 김상현의 마음을 알 수 있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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