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동안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투수들의 수준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웬만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이 있고 거기에서도 잠시나마 성과를 올린 적이 있다. 물론 경력이 좋은 선수가 반드시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건 아니지만 서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 구단의 외국인선수 영입 기준은 높아지고 있으며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가는 추세다.
하지만 롯데는 2년 연속 조금은 다른 방향에서 성공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장기간 관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경력이 부족하더라도 한국무대에서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영입을 결정한다. 작년 에이스였던 좌완 쉐인 유먼이 그랬고, 올해는 우완 크리스 옥스프링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사실 시즌 초반 옥스프링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첫 승을 거두기 전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6.63으로 부진했다. 피안타율 3할4리, WHIP(이닝당 출루허용) 2.00일 정도로 상대 타선에게 완벽하게 분석 당했다.
그렇지만 투구 습관을 고치고 난 뒤부터 완벽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사직 SK전 이후 3경기에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 기간동안 옥스프링의 성적은 22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41이다. 그는 위력적인 컷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있다.
점점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주던 옥스프링은 7일 광주 KIA전에서 한국무대 첫 완봉승을 따낸다. 9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무실점, 투구수 119개의 흠 잡을 곳 없는 완벽한 피칭이었다.
옥스프링의 영입이 결정된 건 시범경기가 한창이던 3월 중순이다. 스캇 리치몬드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롯데는 대체자를 찾고 있었고, WBC 호주팀 대표로 좋은 공을 던진 옥스프링을 낙점하기에 이른다.
영입발표 초기에는 '급한 나머지 영입이 쉬운 선수를 골랐다'는 평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옥스프링은 2009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쳐 호주리그에서 뛰고 있던 몸, 나이도 37살로 결코 적지 않았다. 성공 가능성을 높게만 평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롯데 이문한 운영부장은 "옥스프링은 결코 차선책이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책이다. 한국 적응에도 문제가 없고, 재활을 잘 받아서 한국에 있을 때보다 구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여러 근거를 들며 옥스프링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아직은 초반이지만 옥스프링은 인상적인 피칭으로 김시진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만약 옥스프링까지 올 시즌 롯데 마운드에서 제 역할을 한다면 롯데는 2년 연속 '저비용 고효율' 외국인투수 영입에 성공하는 셈이다. 옥스프링의 향후 투구에 따라 롯데의 용병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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