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 가리지 않는다. 이기는 경기는 무조건 총력전이다.
한화가 휴식기를 앞두고 연일 투수를 아끼지 않는 총력전 야구를 펼치고 있다. 한화는 지난 7일 마산 NC전에서 9회초 2사 만루에서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며 8-4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승률에서 NC를 9위로 밀어내며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화의 특징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였다. 선발 대나 이브랜드가 4회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하자 김응룡 감독은 가차없이 투수를 김광수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우완 김광수가 우타자를 상대한 뒤 곧바로 유창식을 투입하는 등 투수를 쪼개고 또 쪼깨서 썼다.

이어 유창식이 무릎에 공을 맞고 갑작스럽게 강판되자 임기영이 기용됐다. 잘 던지던 임기영을 좌타자 타석에 교체했고, 좌완 윤근영이 투입됐다. 뒤이어 언더핸드 정대훈, 우완 황재규, 마무리 송창식으로 이어지는 계투작전으로 어렵사리 승리했다. 특히 9회초 4점차 리드에서 마무리 송창식이 등판한 게 특징이었다.
이처럼 한화의 총력전 야구의 마침표는 언제나 송창식이 찍고 있다. 송창식은 올해 팀의 10경기를 마지막 투수로 구원등판했고, 그 중 4경기에서 세이브를 올렸다. 나머지 6경기 중에도 한화는 3번이나 이겼다. 즉 세이브 요건을 떠나 송창식의 마무리가 한화 승리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4경기 연속 송창식은 세이브 조건 아닌 상황에서만 등판하고 있다.
한화의 총력전 야구에는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서 비롯돼 있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지금 현재로서는물 불 가릴 처지가 아니다. 개막 13연패 이후 전체적으로 팀이 안정됐지만 여전히 투수력이 약하다. 냉정하게 볼 때 일주일 6경기 중 3경기만 이겨도 성공이다. 그 3경기를 위해서라면 투수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꼭 잡겠다는 것이다.
송창식의 투입도 같은 맥락이다. 김성한 수석은 "이길 수 있는 경기라면 상황에 따라 송창식을 7회부터라도 투입할 수 있다"며 "투수코치는 시즌 전체를 봐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운용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팀 사정상 이길 수 있는 경기라도 총동원해서 이겨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응룡 감독도 "잘 던질 때가 있으면 못 던질 때도 있는 것"이라며 송창식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팀 내 가장 많은 16경기에 나온 송창식은 리그 전체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23이닝을 소화하며 2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시즌 첫 11경기와 최근 5경기 비교할 때 평균자책점(1.06→6.00)과 피안타율(0.179→0.292)이 모두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한화 총력전 야구의 잠재적 불안 요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