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이 직접 느낀 마산구장의 야구열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08 07: 14

지난 7일 창원 마산구장. 원정팀 한화가 9회초 2사 후 몸에 맞는 볼로 동점을 만든 뒤 연속 2타점 2루타로 역전에 성공하며 승부가 기울자 관중석에서 콜라가 담겨진 페트병이 외야 그라운드에 날아들었다. 홈팀 NC의 재역전패에 실망한 일부 창원팬들의 빗나간 팬심이었다. 
창원은 예부터 야구의 성지(聖地)로 유명했다. 유별난 야구 사랑으로 특히 원정팀에게 그 악명이 아주 높았다. 과거 마산을 제2의 홈구장으로 쓴 롯데가 연패하는 날이면 원정팀은 쉽게 밖으로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제는 시대가 흐르고, 관람 문화가 달라졌지만 그 기질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NC 신인 외야수 나성범(24)도 창원팬들의 뜨거운 야구 열정을 몸으로 직접 느꼈다. 지난 2월말 스프링캠프 중 오른 손바닥 유구골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나성범은 시즌이 개막한 지난달까지 재활에 임했다. 주로 TV 중계로 경기를 지켜봤지만, 하루는 직접 마산구장에서 표를 끊고 관중석에서 봤다고 한다. 

사람들이 못 알아보게끔 일반 관중과 같은 차림새로 외야석에 자리한 나성범. 그러나 NC의 실수가 나오자 깜짝 놀랐다. 관중석 곳곳에서 욕설이 나온 것이다. 그는 "우리팀이 실수를 하니까 욕이 장난이 아니더라. 다른 지역에 비해 특별한 열기가 느껴졌다. 야구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팬들의 과도한 관심이 자칫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찌감치 프랜차이즈 스타감으로 지목된 나성범이기에 생각의 크기도 달랐다. 그는 "팬들께서 우리 경기를 보고 실망하고, 욕을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팬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나 역시도 팬들께 실망시키지 않게끔 최선을 다할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프로 1군 데뷔전에서 3번타자 중견수 선발출장한 나성범은 한화를 상대로 볼넷 1개를 골라냈을 뿐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외야 깊숙한 곳으로 뻗어나가는 등 전반적인 타구의 질은 좋았다. 수비에서도 투수 출신답게 강견을 앞세운 송구력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앞으로를 기대케 한 데뷔전이었다. 
나성범은 "1군과 2군의 차이가 어떠한지 아직 잘 모르겠다. 직접 부딪쳐봐야 무엇이 좋고 부족한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2군에도 잠재력있는 선수가 많은데 왜 1군에 가지 못할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결국에는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스타가 되느냐 그냥 선수가 되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가 될 자질과 기질을 모두 갖춘 나성범이기에 그의 앞날에 더욱 많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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