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2할1푼7리(106타수 23안타) 2홈런 18타점 14득점. 7일까지 거둔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올 시즌 성적이다.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그러다 보니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김한수 삼성 타격 코치는 "조만간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라 말했다.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였다. 김 코치는 1995년부터 9년간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었고 2009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으며 이승엽을 가까이서 지켜보기도 했다. 이승엽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렇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김 코치는 이승엽에 대해 "운동장에 일찍 나와 특타 훈련도 많이 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 코치는 "예전보다 헤드 위치를 낮췄다. 타석에서 공을 보는 느낌이 달라졌을 것이다. 방망이가 나오는 게 아주 편해졌을 것"이라며 "이승엽 또한 방망이가 잘 나오니 자신감이 좋아졌다. 조만간 좋은 타구나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엽은 지난달 17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 이후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이날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8회 2사 1,2루 상황에서 SK 5번째 투수 전유수의 5구째 직구(145km)를 잡아 당겨 110m 짜리 우월 3점 아치로 연결시킨 바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역대 최고의 거포 이승엽이기에 전매 특허인 대포 한 방이 터진다면 좋은 분위기를 탈 것이라는 게 김 코치의 계산이다. 김 코치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해결책을 찾다 보면 슬럼프 기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흐름을 볼때 이승엽에게 유리한 부분이 많다. 때아닌 추위 속에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는 평년 기온을 회복하면 한층 뜨거운 방망이를 선보일 듯. 그리고 삼성은 7일부터 3일간 경기 일정이 없다. 대구구장에서 자체 훈련을 통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이승엽에게도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빌 샹클리 전 리버풀 감독의 명언처럼 '역시 이승엽'이라는 찬사를 듣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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