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의 철학, 넥센 선두 탈환 이끌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08 10: 30

“지금 우리 타자들은 이닝만 남아있으면 동점이나 역전을 내줘도 뒤집을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7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주 1위 자리가 걸린 KIA와 주말 3연전을 1승 2패로 내줬지만 잘못된 점보다 잘된 부분을 바라봤다. 그러면서 마운드가 무너져도 끝까지 상대를 추격한 타자들을 칭찬했다. 아쉬운 부분은 선수가 아닌 코치에게 수정을 요구했다.
염 감독은 “절대 선수에게 직접 지적하지 않는다. 안 되고 있는 것은 코칭스태프 미팅에서 해결한다. 선수 기량 파악은 이전에 마쳤다. 감독과 코치가 선수들에게 능력에 맞게 역할을 부여하면 된다”고 선수단 운용 철학을 밝혔다. 경기에서 지는 것은 선수의 기량보다 경기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지도자 탓이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의 철학은 이날 경기서 그대로 나타났다. 넥센은 호투하던 선발투수 강윤구가 경기 중반부터 제구난조로 고전, 5회부터 7회까지 4점을 내주며 리드를 빼앗겼다. 하지만 염 감독은 강윤구를 교체하지 않았다. 불펜에서 대기하는 투수들도 없었다. 2이닝 밖에 안 남았지만 타자들의 저력을 응시했다.
경기 전 염 감독은 강윤구를 두고 “안 될 때에는 마운드 위에서 생각이 많고 투구 템포가 느렸다. 올 시즌에는 템포가 빨라지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날 강윤구는 염 감독이 말한 일장일단을 그대로 보여줬다. 2회부터 4회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할 때는 강속구를 앞세워 빠르게 타자들을 압도했다. 반대로 경기 중반부터 제구가 흔들리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공을 던지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예상했던 범위에서 강윤구가 부진했음에도 강윤구를 끌고 간 것은 마운드 위에서 책임감을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염 감독은 “투수들이 1, 2점을 내주고 역전당해도 경기가 되는 상황이 있다. 이런 경우 투수에게 중요한 것은 이닝을 끝내는 것이다. 지금 우리 타자들은 이닝만 남아있으면 동점이나 역전을 내줘도 뒤집을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투수들과 타자들을 진단했다.   
결국 넥센은 8회초 이성열의 솔로포와 대타 오윤의 적시타로 역전승, 이틀 만에 다시 1위에 올랐고 강윤구는 시즌 3승을 거뒀다. 염 감독은 경기 후 “강윤구를 길게 끌고 갔는데 자기 역할을 다 해줬다. 이성열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다시 우리 쪽으로 끌고 올 수 있었고 오윤이 결정적인 큰 역할을 해주었다.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선두 탈환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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