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S4'가 지난 3월 14일 미국 뉴욕에서 세계 최초 공개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출시된 지 2주일이 다 돼가지만, S4에 대한 시장분위기는 차분하기만 하다. 그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전 모델인 ‘갤럭시S3’가 꼽히고 있어 아이러니다.
'갤럭시S3'는 지난 6개월간 과다 보조금이 제일 많이 적용된 제품 중 하나다. 출시 4개월 만인 지난해 9월, 17만원에 판매되며 일명 갤럭시S3 대란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시기 번호이동 실적은 2004년 조사 이래 역대 최고였으며, 이때 번호이동을 한 소비자 대부분은 갤럭시S3로 변경한 것으로 추측된다.
정상적인 패턴이었다면 지난 2011년 4월에 출시된 갤럭시S2를 2년 약정으로 구매한 이들이 이번에 약정이 끝나 대거 ‘갤럭시S4’로 이동했어야 했다. 하지만 17만원 갤럭시S3를 비롯해 지난 6개월간 진행된 과다 보조금 경쟁으로, 현재 ‘갤럭시S4’를 구매할 수 있는 잠재적 소비자가 적은 상황이 된 것이다.

요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많은 휴대폰 대리점들이 '갤럭시S4' 출시로 구형이 돼버린 갤럭시S3의 재고를 털어버리기 위해 스팟성(일시적) 보조금을 더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4 출시 직후에 갤럭시S3는 3만원에 판매되기도 했으며, 최근 주요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갤럭시S3를 할부원금 9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제품 ‘갤럭시S4’의 국내외 반응은 나쁘지 않으나, 할부원금 89만 9800원에 보조금도 거의 지급되지 않고 있다. 구모델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차이 나는 상황에서 신제품을 선뜻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또 보조금에 대한 잠재적인 기대심리도 한 몫하고 있다. 갤럭시S3가 아이폰5 국내 출시를 앞두고 가격을 내렸던 것처럼, ‘갤럭시S4’의 다른 경쟁작이 나올 경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갤럭시S3가 보여준 선례들이 '갤럭시S4'의 구매를 가로막고 있다.
이외에도 LG전자의 옵티머스G 프로와 옵티머스GK, 팬텍의 베가 아이언 등의 제품들이 호평을 얻고 있는 상황도 '갤럭시S4'의 판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가격도 LG전자의 옵티머스GK는 79만 9700원이고 팬택의 베가 아이언은 82만 4900원으로 '갤럭시S4'보다 다소 저렴하다.
한편,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실장은 지난 달 26일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서 열린 갤럭시S4 한국 출시 행사 당시 갤럭시S4의 구체적인 판매량 목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갤럭시S4’는 갤럭시S3의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힌바 있다.
업계에서도 ‘갤럭시S4’가 세계 최초로 단일 단말기로서 1억대 판매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지만, 현재 국내 반응으로는 1억대 판매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갤럭시S4’는 국내 뿐 아니라 호주, 중국, 인도, 영국, 브라질 등 60개 국가에서 동시 출시되는 만큼, 전 세계 판매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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