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큰 뜻 없이 한 세리머니인데…"
KIA에서 SK로 유니폼을 다시 갈아입은 김상현(33)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지난 6일 갑작스러운 2:2 트레이드로 정들었던 팀을 떠나야 했던 김상현은 7일 SK 데뷔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8회 김상현은 쐐기포를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방송 카메라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수줍게 들어 보이는 세리머니를 했다.
8일 경기를 앞두고 문학구장에서 김상현을 만날 수 있었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덕분인지 김상현의 얼굴은 전날에 비해 훨씬 밝아 보였다. 잠을 잘 잤냐는 질문에는 "오늘 너무 늦게 일어났다"며 에둘러 대답했다.

홈런 당시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사실 김상현의 당시 손짓은 흔히 통용되는 제스쳐는 아니었다. 왼 엄지를 쭉 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카드를 쥐듯 수줍게 내민 것이 눈에 띄었다. 혹시라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손짓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도 나왔다.
여기에 김상현은 "큰 뜻 없이 한 세리머니"라면서 "더그아웃으로 돌아 오는데 카메라에 빨간 불이 계속 날 쫓아오는게 아닌가.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엄지를 내밀려고 한 것인데 그게 애매하게 손가락이 펴졌다"고 웃으며 답했다.
비밀은 간단하게 풀렸다. 누구를 향한 세리머니라 아니라 계속 자신을 추적하는 카메라에 대한 인사였던 셈이다. 또한 TV를 통해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는 팬들에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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