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의 투입은 골 감각을 유지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잃을 것이 없는' 아마추어팀을 상대로 한 경기는 최용수 감독에게도 퍽 어려운 것이었나보다. FC서울이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32강) 연세대학교와 경기서 김현성의 선제결승골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시작은 1.5군이었지만 후반 데얀과 에스쿠데로까지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진 결과였다.
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 석상에서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기기는 했지만 전반전은 힘든 경기였다. 상대는 우리 모교지만 잃을게 없는 팀이다. 반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부담과 압박 속에서 경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은 최 감독은 "상대는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보이고, 또 후반 김현성이 선제골을 터뜨린 덕분에 우리 페이스로 끌고올 수 있었다. 리그는 아니지만 무실점으로 승리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마추어팀과의 경기지만 순간순간 아찔한 장면은 분명 있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축구라는 것이 일방적으로, 찬스를 내주지 않는 그런 경기는 잘 없다. 상대도 언제든지 찬스를 잡아서 슈팅을 날릴 수 있는 법이다"라고 설명하며 "위험한 장면이 있었지만 잘 넘겨서 다행이다. 대학교팀이지만 조그만 방심이 결과를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또 "평소 리그나 ACL과는 달리 FA컵에서 이런 경기는 풀어가기가 쉽지 않다. 뭔가 알 수 없는 것이 압박하는 느낌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잃을 것이 없어 죽기살기로 덤벼들 수 있는 아마추어팀과 달리, 프로팀은 패배 혹은 무승부만으로도 충분히 '망신'을 당할 수 있는 부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김현성의 선제골이 터진 후에도 좀처럼 편안하게 경기를 보지 못했다는 최 감독은 "앞으로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경기가 없을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모교를 상대로 한 32강 경기서 데얀까지 기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골 감각, 경기 감각을 유지해주기 위해"라고 답했다. 상대가 모교라는 것 때문에 묘한 기분도 있었지만, 승부의식이 더 컸었고 혹여라도 32강에서 탈락하는 그런 일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결과라는 말을 덧붙인 최 감독은 "대전전을 시작으로 또 중요한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