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연기파 배우가 아니었다. 배우 신하균은 오랜만에 선보이는 본격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안방의 '귀요미'로 등극했다.
8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이하 '내연모') 10회에서 각각 여당과 야당 의원 김수영(신하균 분)과 노민영(이민정 분)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측근들의 눈을 속인 채 아슬아슬한 비밀 연애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신하균은 까칠한 남자가 대책없는 사랑에 빠져 변해가는 모습을 코믹함과 진지함을 오가며 완벽하게 연출했다.
이날 김수영은 해피 바이러스에 감염된 듯 시종일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평소 까칠한 표정으로 일관했던 그는 국회로 출근하는 길에 얼굴에 만연한 미소를 띄우며 만나는 사람마다 기분 좋은 한마디를 건넸고, 비서관 김상수(진태현 분)의 의심어린 눈초리를 받았다.

김수영은 애정 표현에도 거침이 없었다. 국회 안에서 몰래 만난 노민영의 이마에 키스를 하며 사랑을 표현했고, 첫 데이트에서는 자신의 아이스크림 자국을 닦아주는 노민영을 보고 입술 가득 아이스크림을 다시 묻힌 채 해맑은 미소로 애교를 부렸다.
김수영 표 애정 표현의 극치는 노민영과 말다툼을 하고 난 뒤 화해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는 토라진 노민영을 데리고 나가 "주도권은 무슨 주도권이냐. 필요 없다. 연애고 정치고 소모적 힘 겨루기는 필요하지 않다"며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 오늘 하루 처절히 깨달았다. 나는 노민영 못 이긴다. 안 이긴다. 앞으로도 그럴거다"고 두 팔을 들어 벌을 서는 자세로 노민영에게 완전한 항복을 선언했다.
사실 신하균은 출연한 작품수에 비해 로맨스물의 주인공을 한 경험은 많지 않은 배우다. 다수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정받았지만 온전히 사랑에만 빠져 허우적대는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적은 별로 없다. 때문에 그의 '내연모' 출연은 시작부터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그 기대에 부응해 누구나 사랑하고 싶은 매력만점 남자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내 여자가 아닌 여자들에게는 한없이 까칠하고,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더없이 귀여워지는 애교 있는 남자로 변신한 것. 여기에는 까칠한 김수영의 성격과 그런 그의 변화를 자연스러운 표정과 맛깔스러운 연기로 펼쳐보인 신하균의 연기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이 드라마는 방송 3사의 수목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두 주인공의 달달한 로맨스는 "재미있다"는 평을 들므며 마니아 층을 양산하고 있다. 시청자를 대책없는 로맨스로 몰고간 신하균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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