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서동욱(29)이 각고의 노력 끝에 '친정' LG 트윈스를 울렸다.
서동욱은 지난 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8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2회 LG 선발 우규민을 상대로 결승 2타점 3루타를 날리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3회 불펜 근처에서 파울플라이를 잡아내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팀은 LG를 3-1로 꺾었다.
지난달 24일 포수 최경철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넥센으로 옮겨온 서동욱은 당일 경기에 뛰고 나자마자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아내는 슬퍼했고 스스로도 멍했다. 잠 한숨 못자고 다음날 상기된 표정으로 넥센에 인사를 온 그는 다음날 바로 팀 적응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김성갑 넥센 2군 감독은 서동욱의 적응을 도왔다. 김 감독은 "서동욱은 어느 정도 기량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마음도 편하게 먹고 경기 때도 훈련 때도 편하게 임하라'고 했다. 그리고 1군에서 원하는 게 있는 만큼 2군 경기에도 2루, 3루, 외야를 골고루 내보내며 경기 감각을 높였다"고 말했다.
서동욱도 다시 신발끈을 조여맸다. 예전부터 내야수, 1루수 전용, 외야수 글러브까지 모두 챙겨다니며 성실함을 인정받았던 서동욱은 낯선 강진에서도 매일 밤 야간 훈련을 나와 달밤에 방망이를 돌렸다. 김 감독은 "굉장히 성실하게 훈련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러던 그에게 예상보다 빨리 기회가 왔다. 염경엽 감독이 LG전을 앞두고 그를 1군에 올린 것이다. 김민성을 쉬게 할 의도도 있었지만 친정팀을 상대로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주길 바랐다. 서동욱은 이날 경기 전 "3루수는 경험이 적을 뿐이다. 2군에서 강병식 코치님 등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준비를 많이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동욱의 출사표는 헛말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11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벗고 넥센 이적 후 첫 타석에서 결승타를 날리며 팀의 단독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서동욱의 활약에 넥센은 더욱 크게 웃었다. 서동욱 역시 충격적인 트레이드에도 다시 일어나 달린 끝에 꿀맛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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