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 아이돌 그룹 신화의 15년 내공은 우습게 볼 게 아니었다. 여전히 젊고 멋진 여섯 명의 멤버들은 물오른 입담으로 강력한 웃음 폭탄을 선사하며 노래·춤·연기뿐 아니라 예능까지 되는 '완전체'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신화는 9일 오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에 출연해 멤버 각각의 솔직한 이야기들로 속이 꽉 찬 토크를 선보였다.
이날 멤버들은 초반부터 서로의 비밀을 폭로하며 열띤 토크의 불을 댕겼다. 특히 멤버들은 MC들이 멤버 한 사람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너나할 것 없이 양념(?)을 치며 이야기를 도왔다.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알기에 할 말이 많았던 것.

소개팅은 싫어하지만 여성이 나온 자리를 좋아하는 혜성, 월드방귀쟁이 민우, 키우고 있는 그룹 틴탑을 위해 온갖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앤디의 사연까지 오랜 시간 함께한 멤버들만이 밝힐 수 있는 이야기들이 '라스'의 테이블 위에서 오갔다.
또한 신화 멤버들은 서로를 향해 여전히 불꽃 튀는 경쟁의식을 드러내며 프로그램에 활기를 더했다. 에릭은 대표 자리에 욕심을 내도록 민우를 부추기는 MC들에게 "민우는 좋은 프로듀서지 대표는 아니다"라고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고, 전진은 "리더를 한 번 해보고 싶다"며 이끄는 역할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혜성과 동완은 그룹 내에서 가장 춤을 못 추는 두 멤버로서 꼴찌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즉석 댄스 대결에 나섰다. 이들은 민우와 전진의 유연한 몸놀림에 비해 확연하게 뒤떨어지는 춤 솜씨에도 오로지 서로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각각 브레이크 댄스와 팬터마임 댄스라는 비장의 무기까지 꺼내며 보인 이들의 노력은 웃음을 더했다.
서로를 향해 건네는 따뜻하고 솔직한 멤버들의 속내도 눈길을 끌었다. 전진은 KBS 2TV 일일드라마 '힘내요, 미스터김' 속 순수한 김동완의 모습이 20대 때 그의 모습과 닮아 마음이 짠했다며 오랜 시간 세월에 깎이고 단련될 수밖에 없었던 동료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혜성은 민우가 아버지가 쓰러지신 상황에서도 티내지 않고, 활동 준비를 했던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15년차 아이돌 그룹으로서 한국 가요계 한 쪽 기둥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신화. 누군가는 연기자로, 누군가는 프로듀서로 회사의 대표로, 배우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혼자서가 아닌 여럿이 함께 길을 걸어 왔기에 더욱 완전한 모습으로 성장해왔다. 그 때문일까. 이날 '라스'에는 유독 이야기 거리와 빵빵 터지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가득했다. 심지어 독한 MC들 조차 부담 없이 신화의 왁자지껄 분위기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묵은지 아이돌의 물오른 활약이 더욱 기대감을 자아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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