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정말 어려워".
NC 김경문(55) 감독은 국내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야구 대표 명장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야구는 하면 할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생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혹독한 신고식이라고 할 만하다.
NC는 지난 7~8일 마산 한화전에서 연이틀 9회 2사 후 역전패를 당하는 충격을 입었다. 2경기 모두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한 경기도 아니고 연이틀 그렇게 졌으니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제 아무리 김경문 감독이라도 마찬가지.

김 감독은 "야구가 정말 어렵다. 투수진에 여유있을 때에는 7~9회가 금세 흘러간다. 그러나 요즘에는 1이닝, 아웃카운트 하나 잡는 게 그렇게 어려울 수 없다"며 "한 경기, 한 경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선수들은 잘 싸워주고 있다. 결국 중요할 때 감독이 투수교체 타이밍 판단을 잘못한것"이라는 말로 선수 대신 스스로를 탓했다.
연이틀 9회 2사 이후 역전패에서 나타나듯 NC의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이다. 김 감독은 "타격과 수비는 4월에 비해 5월이 확실히 좋아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불펜이 안정돼 있지 못하다. 베테랑 투수들이 기둥이 되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린 투수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NC는 지난해 특별지명에서 송신영·이승호·고창성 등 불펜투수들을 대거 지명했다. 그러나 송신영은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넥센으로 이적했고, 이승호와 고창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2군으로 내려간 상태. 이민호·노성호·이성민·최금강 등 신인 투수들이 불펜의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경험이 많지 않아 아직은 불안감이 있다.
NC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 불펜에 있는 투수들이 커리어가 없는 어린 선수들이라 그런지, 핀치에서 이름 있는 타자들을 만나면 여유가 없다. 이 같은 상황을 얼마나 이겨내느냐가 중요하다. 본인들도 여러가지를 경험해가며 커나갈 수 있어야 한다. 경기를 지는 건 마음이 아픈 일이지만 분명 경험을 하고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김 감독이 강조하는 건 오기와 승부근성이다. 김 감독은 "가지고 있는 실력과 잠재력을 꽃 피우지 못한 채 그만두는 선수들이 많다. 실수를 하더라도 운동선수라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승부욕과 근성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아직 기술이나 커리어에서 기존 팀들에 비해 부족하다. 그럴수록 근성이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연이틀 9회 2사 후 역전패 충격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선수들을 감싸는 김 감독의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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