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뜨겁던 KIA 방망이가 갑자기 식었다.
KIA가 8일 광주 롯데전에서 3안타 빈타에 허덕이며 겨우 1득점했다. 좌완 유먼을 상대로 8회2사까지 끌려갔다. 전날은 옥스프링에게 완봉패, 이날은 1득점 완패였다. 이틀동안 5안타 뿐이었다.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서 화끈한 타격전을 벌였던 타선이 아니었다.
첫 번째는 옥스프링과 유먼이 워낙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두 투수 모두 올들어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구위도 동시에 올라왔다. 아무리 뜨거운 빅뱅타선도 에이스급 투구를 하는 투수를 만나면 밀리게 되어 있다. 따라서 KIA 타선으로선 일회성으로 여길 수도 있었지만 이틀연속 빈공은 타선에 문제가 생겼다는 징후로 해석된다.

특히 타선에서 커다란 힘을 불어넣었던 타격 3위 신종길이 오른쪽 어깨의 물혹 때문에 이틀연속 선발 결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5월들어 25타수10안타로 타격상승세에 올랐던 톱타자 이용규도 이틀 동안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김선빈은 5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데다 8일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도중에 빠져 리드오프의 힘이 더욱 헐거워졌다.
중심도 침묵했다. 이범호와 나지완은 이틀동안 장타없이 각각 6타수 1 안타에 그쳤다. 5번 최희섭은 4타수 1안타, 3볼넷을 얻었다. 중심에서 안타나 출루가 연결된 것은 8일 경기에서 유일한 득점 때 뿐이었다. 뿐만아니라 6~9번의 하위타선(차일목, 안치홍 등)이 이틀내내 단 1개의 안타나 볼넷을 얻지 못해 뒷바침에 실패했다.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터지면서 보여주었던 강력한 응집력이 두 경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부진이 계속되는 안치홍은 3경기째 무안타 행진으로 슬럼프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원섭은 최근 10경기에서 1안타에 그쳤다. 김상현 대신 1군에 올라온 9번타자 이준호는 야간경기가 낯선 탓인지 스윙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실수가 나왔다. 적응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김상현의 SK 이적 직후 찾아온 타선 하향세이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갑작스러운 타격 부진과 부상과 맞물려 그의 빈자리를 느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하위타선이 헐거워진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치진은 김상현의 공백이 갑작스러운 타선침묵의 절대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팀이 개막 이후 잘나가면서 들뜬 분위기에 휩싸인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들어 각종 미디어에서 선수들에 대한 인터뷰가 쇄도하는 등 달라진 KIA 야구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커지면서 어수선해졌다는 것이다. 차라리 이번 기회를 한숨을 고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잘나가는 KIA 타선이 첫번째 고비를 맞이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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