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까지 괜찮다”는 김기태...아직 LG는 베스트 아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09 07: 30

“이번 주에는 ‘-5’까지 괜찮으니까 선수들이 부담 갖지 말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올 시즌 최다 4연패, 어느덧 성적은 13승 16패로 5할 승률 ‘-3’이 됐다. 그럼에도 LG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을 독려했다. 지난주 NC에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준 그림자가 여전히 짙지만 아직 30경기도 안했다.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어도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아있다.
연패를 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LG는 발전을 위한 변화에 임하는 중이다.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플래툰이 적용됐던 몇몇 선수들이 최근 선발라인업에 고정됐다. 포수진도 최경철-윤요섭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선발 로테이션에는 신재웅이 들어갔고 불펜진은 앞으로 임정우-임찬규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LG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내야수들의 성장이다. 1루수 김용의와 문선재는 공수주에서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고 오지환은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로,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손주인은 타선의 첨병 역할을 수행 중이다. 시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1, 2루 자리에 커다란 물음표가 붙었었지만, 올 시즌 LG 내야진의 공격력은 지난 몇 년보다 월등히 좋다. 
외야수 정의윤과 이대형 또한 최근 타격 페이스를 찾은 모습이다. 1할대 타율로 부진했던 정의윤은 지난 4월 30일 창원 NC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이후 타율 3할1푼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형 또한 올 시즌 타율 2할8푼3리로 비로소 변화에 임한 결과가 나오는 중이다. 중장거리형 타자와 현역 최고의 대도가 확실히 자리 잡는다면, LG는 공격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그라운드 위의 사령관, 포수진의 변화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물론 시즌 초 상승세의 일등공신이었던 현재윤의 공백은 너무 크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긴급 영입된 최경철이 빠르게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베테랑 포수로서 안정된 미트질과 경기운영 능력으로 투수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공격형 포수 윤요섭도 신재웅과 레다메스 리즈의 파트너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 신재웅과 리즈 모두 윤요섭과 짝을 이뤄 마운드에 올랐었는데 둘은 당시 LG 선발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신재웅은 동갑내기 윤요섭에게 전적으로 리드를 맡기며 후반기에만 5승을 올렸다. 리즈 또한 자신의 최대 장점인 불같은 강속구를 윤요섭의 미트에 꽂아 넣으며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현재윤의 복귀 시점이 확실치 않은 가운데 최경철과 윤요섭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포수진을 재건하려 한다.
유원상과 류택현의 이탈로 다소 헐거워진 불펜진에는 임찬규와 임정우가 힘이 될 전망. 최근 선발진 탈락에 의한 보직 전환에도 임찬규는 1년차 때의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고 임정우는 구위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실제로 임찬규는 지난 8일 불펜 등판에서 상대 타자 몸쪽에 140km 중반대 강속구를 꽂으며 삼자범퇴를 달성했다. 임정우 또한 투구 밸런스가 잡히면서 직구 구속이 150km 가까이 찍히고 있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도도 지난해보다 예리해졌다.
 
여기에 1군 합류를 바라보고 있는 2군 자원도 주목할 수 있다. 특히 히든카드 류제국은 LG 반격의 키가 될지도 모른다.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류제국은 5번의 선발 등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늦어도 6월에는 1군 데뷔전을 치를 전망.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사사구와 삼진 비율로 지금까지 사사구 10개에 탈삼진 27개로 5년의 공백에도 안정적인 제구력을 뽐내고 있다. 2군에서 류제국과 호흡을 맞춘 한 포수는 “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의 볼끝이 좋다. 쉽게 그라운드 볼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포수는 “1군에 올라와도 6이닝 3실점 정도의 성적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구위 자체가 아직 베스트는 아닌 거 같은데 그래도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텅 비어있었던 오지환의 백업자리는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이 메울 예정이다. 권용관은 4월 중순부터 선발로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여전히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시즌 중반 이후 오지환의 체력이 한계와 마주하거나, 경기 후반에 권용관이 오지환을 받쳐줄 수 있다. 
팀 구성은 올 시즌 LG가 지난 시즌보다 낫다. 언제나 지적받았던 얕은 선수층도 일 년 사이에 꽤나 두터워졌다. 선발진 같은 경우, 더 이상 2군에서 돌려막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부진의 첫 번째 원인은 최근 8경기 팀 타율 2할 5푼으로 바닥을 친 타격 컨디션인데 타격 사이클은 다시 올라오게 되어있다. 아직 2013시즌의 LG는 완성되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이 5할 승률 ‘-5’를 마지노선으로 잡은 것도 분명 앞으로 나아질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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