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인상적인 홈런 두 방이었다.
NC 신인 외야수 나성범(24)이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데 이어 두 번째 안타도 홈런으로 만들었다. 프로 1군 데뷔전 무안타 아쉬움을 이튿날 1경기 2홈런으로 만회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NC는 연이틀 9회 2사 후 역전패했지만 나성범의 멀티홈런 폭발에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나성범의 1군 데뷔는 여러모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2군 퓨처스리그를 평정한 선수가 1군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그 핵심이었다. 나성범은 지난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남부리그 홈런-안타-타점-장타율 등 4개 부문 1위에 오르며 최고 활약을 펼쳤고, 과연 1군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낳았다.

나성범은 이날 경기에서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1회 첫 타석부터 한화의 우완 파이어볼러 김혁민의 4구째 떨어지지 않고 밋밋하게 높은 코스로 포크볼을 잡아당겨 비거리 125m 우중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고, 6회에는 몸쪽 높은 코스로 제구된 2구째 직구를 끌어당겨 우측 담장 넘기는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홈런 2개 모두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하나는 실투성 변화구, 또 하나는 높은 직구였는데 이를 모두 놓치지 않고 장타로 만들어냈다. 타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나성범의 위력이 증명됐다. 1군 투수의 기에 전혀 눌리지 않고, 과감하게 힘으로 맞받아쳤다.
지난해 한 시즌을 2군에서 뛴 나성범은 "내 생각에 1군과 2군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다. 2군에도 잠재력있는 선수들이 많다"며 "그런데 왜 1군에서는 안 될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결국 무언가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찬스 때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스타가 되느냐 안 되느냐의 차이가 이런 부분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좋은 기량을 갖고도 찬스에서 움츠러드는 선수들이 많다. 2군에서 1군에 갓 올라온 선수들이 무언가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이다. 나성범은 이미 지난해부터 김경문 감독의 절대적인 믿음아래 중심타자 대우를 받고 있지만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해야 할 부담감과 싸워야 한다.
나성범의 멀티홈런 폭발은 그가 스타 기질을 다분히 타고났음을 의미하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김경문 감독도 "가지고 있는 실력과 잠재력을 꽃 피우지 못한 채 그만두는 선수들이 많다. 실수를 하더라도 운동선수라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승부욕과 근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나성범은 시즌 전 수술과 재활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오른 손바닥 뼛조각 제거 수술 및 재활로 1군 데뷔가 늦은 나성범은 "이제 통증에 대한 생각은 잊으려 한다. 신인왕에 대한 생각보다 부상없이 시즌을 끝까지 보내며 1군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성범의 예사롭지 않은 스타 기질이라면 또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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