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막강 수비로 1위 팀 자격 증명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09 09: 36

넥센이 1위 팀에 걸 맞는 호수비를 펼치고 있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기본기와 화려함을 두루 갖춘 명품수비가 나온다. 팀 실책 14개로 이 부문 2위에 자리 중이다.
8일 잠실 LG전 또한 수비로 얻은 승리였다. 넥센은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LG를 3-1로 꺾고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시즌 전적 19승 9패, 어느덧 5할 승률 ‘+10’이 됐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질주다.
이날 넥센은 시작부터 수비로 LG의 기를 꺾었다. 1회말 포수 허도환이 대도 이대형의 도루 타이밍을 피치아웃으로 잡아냈다. 3회말에도 오지환이 도루에 임하는 순간 절묘한 피치아웃으로 오지환을 태그아웃시켰다. LG는 팀에서 가장 빠른 주자 두 명이 도루에 실패하자 4회부터 도루를 시도하지도 못했다. 도루 타이밍을 상대에 읽혔다는 두려움이 LG의 발을 무겁게 만든 것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수들의 퀵모션에 수정을 가했다. 염 감독은 “도루를 내주는 데에 있어 70%는 투수들의 책임이다”며 “우리 팀의 모든 투수들에게 퀵모션을 1.30초 이내로 끊도록 강조하고 있다. 주자에게 스타트를 빼앗기지만 않는다면 투구에서 2루 송구까지 3.30초 이내면 된다. 3.30초면 상대 주자를 95% 이상의 확률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서 드러난 것처럼, 도루의 성패가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큰 요소임을 부단히 강조했다.
 
허도환이 내야진의 중심을 잡았다면, 외야진은 중견수 이택근과 좌익수 장기영이 경기 중반부터 수비쇼를 벌였다. 5회말 이택근은 손주인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처리했고 6회말에는 장기영이 김용의의 장타를 워닝트랙에서 잡았다. 8회말 오지환의 펜스를 향한 타구 또한 이택근이 끈질기게 따라가 건져냈다. 
수비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면 투수도 용기를 얻는다. 5⅔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선발승을 올린 김영민은 경기 후 “경기 초반 도환이 형이 도루 저지를 해주면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좋은 수비해준 야수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김영민은 50%이상을 직구로 구사, 경기 내내 LG 타자들과 빠르게 정면승부를 벌였고 그만큼 야수들도 수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투수들의 투구 템포 또한 염 감독이 부단히 신경 쓴 부분. 염 감독은 “투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늦게 던지면 결국 볼넷이 나오기 쉽다, 그러면서 야수들은 지쳐가고 집중력을 잃기 마련이다”며 “우리 팀 몇몇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지나치게 생각이 많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이런 경향이 있는데 템포를 빠르게 하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야구에서 흐름을 가져오는 것은 공격뿐이 아니다. 호수비로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 또한 승패와 직결된다. 넥센의 선두 질주는 화려한 외관이 아닌 단단히 내실을 다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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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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